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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내 권양숙 여사의 편지가 공개됐다.
권양숙 여사가 쓴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가 노 전 대통령 국민장 영결식이 열린 29일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게재됐다.
이 편지는 2002년 11월 19일 대선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국민통합21 정몽준(현 한나라당)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놓고 고민하던 남편에게 권 여사가 보낸 글이다.
권 여사는 이 글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을 안 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던 당신, 무뚝뚝하기만 하던 당신의 속 깊은 사랑에 말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30년 당신 곁을 지켜 온 바위같이 앞으로도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라는 글로 편지를 끝맺었다.
다음은 권양숙 여사의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이다.
제목 :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건호 아버지 보세요
건호 아버지!
이렇게 당신에게 편지를 써 보는 것도 참 오래만이네요. 이 나이에 당신한테 편지를 쓴다는 게 쑥쓰럽지만 마주보고 하지 못하는 말을 글로 대신합니다.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고 집을 나서는 당신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쳐다보았습니다. 그동안 당신과 제게 많은 시련과 역경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씩씩하던 그 걸음걸이는 여전하더군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 안 하겠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하던 당신.
무뚝뚝하기만 하던 당신의 속 깊은 사랑에 저는 말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30년 당신 곁을 지켜 온 바위같이 앞으로도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