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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천신일 사전구속영장 기각 ‘검찰 소명 부족’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인 천신인 세중나모 여행 회장에 대해서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일 서울중앙지법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가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천 회장에 대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날 김형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천 회장이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 등에게 청탁한 사실은 소명됐으나 그 대가로 중국 베이징에서 15만 위안(2500만 원)을 받았다는 점과 박 전 회장의 회사에 투자한 6억 2300만 원을 돌려받지 않았다는 점은 소명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어 "조세포탈 혐의는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권거래법 위반 부분은 소명이 있다고 인정되지만 범행의 정도와 동기 등을 참작할 때 비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천 회장에 대해 특별 범죄 가중 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작년 하반기 태광실업 세무조사 박 전 회장에게서 6억여원의 이득을 얻고 국세청장에게 조사 중단을 청탁했다는 혐의와 박 전 회장의 도움을 받아 자녀에게 주식을 편법증여하는 등 100억여원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영장 기각으로 석방된 천 회장은지난 2일 7시간 가까이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청탁의 내가로 단 1 달러도 받지 않았다"며 "작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박 전 회장이 건넨 15만 위안도 대한레슬링협회 부회장으로서 지원한 선수단 격려금이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영장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