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올해도 법정시한 넘겨

내년도 예산안이 세종시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법정 처리시한을 넘기게 됐다. 기한 내 심사 착수조차 못한 것은 19년 만에 처음이다.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 시한(12월 2일)을 하루 앞둔 1일까지 예산안 예비심사를 마친 국회 상임위는 운영·법제사법·기획재정·외교통상통일 등 6곳에 불과하다. 예산결산틀별위원회는 심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여야는 2일 예산안 공청회를 개최하고, 3일 간사회의를 통해 국회 예결위 예산심사 일정을 협의키로 한 상태다. 법정 시한이 지나고 나서야 일정 협의가 시작되는 셈이다.

국회는 헌법에 따라 새해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30일 이전인 12월 2일까지 처리해야 하지만, 1989년 이후 20차례 예산 심사에서 시한 내에 처리된 경우는 1992년, 1994년, 1995년, 1997년, 2002년 등 5차례에 불과하다.

특히 2003년부터는 예산안이 제때 통과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어, 올해까지 포함하면 7년 연속으로 예산안 처리시점을 정한 헌법을 어기게 된다.

이에 따라 예산안 처리시점이 늦어질 경우 서민 예산의 집행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예산안 확정 이후 국무회의 의결 등 예산 배정계획 수립 준비에 7일, 예산 배정 이후 사업 공고와 계약 체결에 평균 15일, 자금 배정에 7일이 걸리며 정상적인 집행 준비에만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린다.

특히 예산안 처리가 12월 말까지 늦춰지면 장애아동 재활 치료, 학자금 상환제도, 아동시설과 노인요양시설 등 사회복지시설 개·보수 및 신·증축, 일자리 사업 등 서민생활과 관련한 예산의 적기 집행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