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이 중국과 브라질 보다 앞서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는 세계 주요 경제권 가운데 호주에 이어 두번째 인상으로 인도가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인도중앙은행(RBI)은 19일 저녁(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인 재할인금리(repo rate)를 4.75%에서 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도 역재할인금리(reverse repo rate)도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재할인율은 중앙은행이 대출해 줄 경우에 적용되는 금리를 가리킨다. 재할인율은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취하는 금융 정책 중 하나로, 재할인율을 올리면 여기에 가산금리를 붙인 시중금리는 상승하고 기업은 자금에 대한 수요를 줄이면서 유동성 흡수, 경기 안정 효과가 발생한다.
RBI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지난 2008년 7월 이후 16개월 만으로, 시장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한 달 정도 일찍 단행됐다. 당초 전문가들은 다음 달 20일 열리는 정기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정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RBI는 인플레이션의 추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며 '시의 적절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RBI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통화 정책이 지체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시의적절한 대응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며 " 예정된 통화 정책 재검토는 아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진 이후에 뒤늦게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 조치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성명은 "중앙은행은 물가상승을 포함한 거시경제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할 것이며 필요한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추가상승에 대한 가능성도 밝혔다.
인도의 기습적인 금리 인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인도의 물가불안이 긴급처방을 내릴 만큼 심각했던 것이고 해석하고 있다.
지는 2월 인도의 도매물가지수(WPI)는 9.89%나 상승하며,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아난드 라디 파이낸셜 서비스의 개인자산관리 담당 라케시 라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치적 분노가 있었다 이번 조치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며 "0.25%포인트 인상이 큰 변화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CICI 시큐리티스 프라이머리 딜러십의 수석 연구원인 프라산나 아난타수브라만니암 "오늘 조치는 정상화의 시작일 뿐이며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월요일 채권 시장에서는 투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인도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성장세 위축 우려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