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밑에 가라앉은 선내에 생존해 있을지도 모를 천안함 승조원들의 구출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제한된 시간이 마냥 안타까운 상황이다.
재난구조 전문가들에 따르면 천안함이 파손되면서 자동 혹은 승조원들의 노력으로 격실이 됐다면 바다 밑 일부 선체에는 산소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 산소에 의존해 실종자들이 목숨을 연명하고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소가 소진될 시기를 사고발생 이후로 약 69시간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29일 오후 6시30분을 전후로 남아있는 산소가 모두 소진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사실상 실낱같이 남아있던 생존자 구출의 꿈은 사라지는 셈이다.
때마침 전날 함수와 함미가 잇따라 발견된 만큼 군당국은 최대한 빠르고 신속한 구조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사고해역에는 구조함인 광양함을 비롯해 전날 음파탐지기를 통해 함미, 함수 발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기뢰탐색함 등 해군 함정 14척이 해경함정 6척과 탐색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세계최고의 해군력에 해상재난구조에 있어서도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미군도 잠수사 15명을 태운 3200톤급 구조함 쌀보함을 오전 8시께 현장에 보내 구조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오후 5시께에는 '작은 항공모함'이라 불리는 우리군 최고의 배수량의 독도함(1만4000t급)이 추가로 투입되는 등 우리나라 해난구조 사상 가장 많은 전력이 투입된 상황이다.
합동참모본부 이기식 정보작전차장은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모든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며 "현재 선체가 놓여있는 것 등을 고려해서 현지에서 들어가서 정확한 상태를 확인한 후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선체절단 등을 포함한 생존자 구출작업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현지 수면 아래 상황이다. 수면 위 기상상황이 사고 당일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물속 사정이 구조작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해군측에 따르면 여전히 물속 시계는 캄캄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고 유속 또한 빨라 구조작업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수중)작업 가능 시간은 주간은 오후 2시로 약 2시간 정도 되겠고, 야간에는 오후 8시 경인데 (이때)작업 시간은 일몰 후이기 때문에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국 2차례, 대략 3시간 정도의 물밑구조작업이 마지막 생존자 구출을 위한 마지막 수단인 셈이지만 이나마도 제한적이다.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준비 작업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물속에서 생존자 구조활동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은 3시간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선체를 두드려 생존자 존재 여부를 확인한 뒤에라도 수중용접을 통한 절단작업 등을 벌여야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혹여 생존해 있을지 모를 승조원이나 이들의 가족, 그리고 구조요원들에게 이날 오후 2차례의 구조작업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피 말리는 고통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