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격동의 한 주를 결국 강세로 마무리한 가운데 이번 주에도 백악관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변동성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중국에 대해서도 관세를 더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10%의 보편 관세는 여전히 남아 있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은 시작도 못 한 데다 경기지표가 잇달아 악화한다는 점은 강력한 불안 요인이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주 나스닥종합지수는 7.29%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70%,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95% 상승했다.
중국이 미국에 보복 관세를 취하면서 갭하락으로 출발했던 주요 주가지수는 트럼프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카드로 급반등했다. 90일 유예 발표가 나왔던 지난 9일은 미국 증시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하루로 기록됐다. S&P500 지수는 2008년 이후 하루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째로 큰 하루 상승 폭이었다.
이번 주도 '롱 바이어스' 분위기가 우위는 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더는 관세율을 올리지 않기로 한 만큼 양국이 무역 협상을 개시하면 투자자들은 이를 '롱 재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일부 품목을 제외했다는 소식도 투자자들로선 반가운 재료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주말 간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공지하며 제외 대상에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칩,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이 포함된다고 알렸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권을 형성하는 거대 기술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버코어ISI에 따르면 중국은 애플 아이패드의 80%, 맥 컴퓨터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동시에 미국의 전자제품 제조 인프라가 불충분한 만큼 트럼프가 전자제품에는 앞으로도 쉽게 관세를 부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글로벌 기술 리서치 총괄은 "이것은 기술기업 투자자들에겐 꿈 같은 시나리오"라며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중국 관세 부과에 있어 판도를 바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트럼프는 상호관세와 별개로 중국에 대해 '10%+10%'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수입되는 스마트폰에 해당 20%의 관세는 계속 부과되는지 아직 불확실하다.
트럼프는 지난 4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도 반도체와 의약품 등은 향후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기존에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철강과 자동차와 동일하게 취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런 만큼 일부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제외 조치는 일시적이거나 다른 유형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트럼프가 중국에 부과한 145%의 관세로 미국 기업이 받는 타격이 현실화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인텔리전스의 앨런 머피 설립자는 "중국 가구 생산업체들은 미국 수입업체의 주문이 완전히 중단되는 것을 봤다"며 "의류, 신발, 스포츠 장비, 장난감 등 전반에 걸쳐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OL USA의 앨런 베어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사업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이 중단됐다"며 대중 관세 폭탄의 여파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내비쳤다.
미국 의류 및 신발 협회의 스티븐 라마 CEO는 "미국산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엄청나게 높아 많은 기업이 주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며 "끊임없이 관세가 변경되면서 상품이 항구에 도착하기 전까지 새로운 관세 비용이 예측될 수 없고 높은 관세율로 지불 불가능한 청구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중소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부담 수준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스리-쿠마글로벌스트래티지스의 코말 스리-쿠마 대표는 "지금은 확실성을 얻을 수 없다"며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고 차라리 높은 관세율을 고정해두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