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을 마지막으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마무리됐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고뇌와 번민을 거듭한 날도 적지 않았지만 긍지와 보람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지난 4년간을 되돌아 봤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다른 나라보다 빨리 벗어나고 있는 데는 통화정책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자부한다"라면서도 "금융위기 대응조치의 정상화 등 한은의 당면 과제들을 생각할 때 임직원 여러분께 무거운 짐을 지워 놓고 훌쩍 떠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이 총재는 한은 직원들에게 ▲ 위기대응 차원에서 도입·추진됐던 금융완화 조치들을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점진적으로 정상화시켜 나갈 것 ▲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말 것 ▲ 국제금융질서 개편 논의를 예의주시하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을 재정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중앙은행의 위상, 특히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옛 성현의 말씀이 생각난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은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면서도 각자에게 주어진 고유 역할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존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