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1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곧 펀드 환매가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7일 기준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4160억원이 순유출됐다. 올 3월 들어 총3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연초 이후 4조원에 육박하는 순유출이 일어났다.
이처럼 주식형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최근 코스피가 연고점인 1720선에 가까이 상승하면서 그동안 손실을 봤던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얻기 위해 환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02년 이후 최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 중 50%에 달하는 37조원 가량이 코스피지수 1700대 이상에서 설정됐고, 이 중 최근 빠져나간 2조원을 제외하면 환매 대기물량은 최대 3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펀드의 환매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환매 움직임은 곧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최근 국내 부동자금이 증가하고 유동성 보강, 추가적인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며 환매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의 '3월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형펀드에서 올해 들어 최대치인 2조7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다만, 코스피지수 상승으로 주식펀드의 순자산은 전달에 비해 3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는 "최근 국내 부동(浮動)자금은 증가하고 있고, 경기회복에 따라 유동성이 보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동성이 늘어나는 구간에서의 환매규모는 이전보다 축소될 것"이라며 "또한 외국인 매수 등에 힘입어 주가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추가적인 주가상승 전망과 이에 대한 기대 등을 감안할 때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유출이 가속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펀드 환매 자금을 비롯한 풍부한 시중 부동 자금은 지수가 조정에 돌입할 경우 저가 매수를 통해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조정이 낮아오더라도 펀드 자금의 유동성화는 악재의 반영도를 완화해줄 완충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마땅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펀드 환매는 감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최근 은행 정기적금 등 예금 금리수준이 3%대 초반으로 하락하고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격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투자를 모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