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 달 기준금리를 현행 2.0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세계경제에 위험성이 잠재하고 있고, 국내 경기도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비자 물가 안정도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이 됐다.
9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으로 주재한 금통위는 지난해 2월 기준금리를 2.5%에서 2.0%로 낮춘 후 14개월 째 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세계시장에 대해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시장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고용, 일본의 내수가 살아나는 등 주요 선진국 경제의 개선추세가 강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 등 위험요인이 잠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회복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국내 경기 성장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봤다. 김 총재는 "우리 경제도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소비도 가계소득 증가, 소비심리가 살아나며 늘고 있다. 설비투자도 수출호조 힘입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내수의 중요한 요인인 건설 부문이 부진하고 이에 따라 고용이 예상보다 잘 풀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총재는 경기 동행지수는 개선되고 있지만, 선행지수가 두 달 연속으로 둔화되는 등 경기 성장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불일치가 국면 전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김 총재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달 2.3%로 2월보다 약간 줄었고, 주택가격도 가격상승이 미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금융시장도 '무난하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가가 상승하고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1조9000억원 증가한 것과 관련, 김 총재는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서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주택담보대출의 유동성이 넘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금리인상은 거시정책이기 때문에 맞지 않고, 미시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부채상환비율(DTI) 등의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한은은 이것을 위험한 수준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 다음 달에는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 김 총재는 "글로벌 경기회복 힘입어 어느 정도 성장하는 모습"이라며 "다음 주에 나오는 수정전망치에서 지금까지 전망했던 것보다 더 높게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한은은 상반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7%, 전년동기대비 5.9%, 하반기에 각각 1.1%, 3.4%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4.6%로 예상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하방 리스크가 있는데, 유럽의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이 과거보다 호전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됐다고 볼 수 없고 중국과 미국의 위안화 절상에 대한 문제가 그것이다"라며 "특히 위안화 절상은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총재는 "물가는 당분간 안정되고, 하반기 이후에는 현재보다는 훨씬 높은 물가상승 동력이 있을 것"이라며 "고용은 예상한 것보다 낮게 개선되고, 경상수지도 과거 예상했던 것만큼 큰 폭의 흑자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회복세 지속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할 것"이라며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