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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엇갈리는 전문가 예측…속도 조절론 vs 글로벌 침체론

1700선이 무너진 국내증시에 대한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같은 힘겨루기를 반영하듯 5일 코스피 지수도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감을 지우지 못하며 소폭상승에 그쳤다.

대외 경제지표가 기대치를 밑돌며 증시의 하락세를 현 상황을 지켜보는 시각이 각각 다르다. 더블딥 우려는 없으며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하락세로 접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하반기 본격적인 글로벌 경기 둔화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여기에 어닝시즌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들이 갈린다. 국내기업들의 2분기 실적 호조로 어닝시즌이 증시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보는 의견과 일시적인 상승세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들이 맞서고 있다.

◆"더블딥은 없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 지속 VS 하반기 본격 둔화

김주형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 경제지표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지난주 국내증시에 충격을 줬지만 일각에서 우려되는 더블딥의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가 다시 하락국면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더블딥은 시장 전체의 큰 움직임이기 때문에 분기점이 나타난다”며 “대표적으로 소비와 고용부분에서 감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야 하지만 현재는 상승폭이 둔화된 것일 뿐, 회복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나중혁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인 둔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로서 그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나 선임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지표들은 하반기 경기둔화를 예고하는 결정판이었다”며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가 확인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기대치를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경기둔화가 달러약세로 이어지고 이는 원화강세 요인이 되기 때문에 수출부문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시즌이 상승세 이끌 것 VS 반짝 상승에 그칠 것

글로벌 경제의 하반기 전망이 엇갈리면서 국내증시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망이 달랐다. 김 팀장은 지난주 국내증시에 영향을 준 요인들이 새롭게 등장한 악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며 일각의 비관적인 우려들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이기 때문에 그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실물경기로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지표들로 인해 우려감이 확산됐지만, 발표될 2분기 실적이 추정치를 상회하고 3분기 실적 추정치도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실적시즌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치환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실적 발표가 긍정적인 것은 맞지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소비 부문에 대한 시각을 악화시키고,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둔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국내 증시가 디커플링이 풀려가는 과정이라는 점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해외의 부정적인 이슈가 조기 전환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3분기 내에는 1700선 내외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 팀장은 “미국과 중국, 유럽의 저성장구도가 이어질 것이고, 실적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있겠지만 연속성을 갖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돈을 풀어서 부양한 경제인데, 경기와 민간소비에서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 상황에 대해 나 선임연구원도 유동성이 많이 풀려있음에도 금리인상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나 선임연구원은 “확대된 유동성에 비해 민간소비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인상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한달전만 해도 경기부문에 있어서는 확실한 성장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금리인상 부담이 없을 것으로 판단됐지만 최근에는 경기움직임도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