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주택'쇼크' 더블딥 공포에 휩싸인 美 경제

이틀 연속 미국 주택관련 지표가 예상을 크게 하회하면서 더블딥(이중침체)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5일(한국시간) 발표된 미국 7월 기존주택판매가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26일 발표된 신규주택판매도 지표 발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주택시장 침체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7월 신규주택판매 수는 전월대비 12.4% 감소한 27.6만호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33.3만호를 하회했다. 신규주택가격도 전월대비 6% 하락한 20.4만달러를 기록해 2003년 12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에 발표된 7월 기존 주택 거래실적도 전달 대비 27.2%나 급락하며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오바마 경제팀도 비상이 걸렸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 섬에서 여름 휴가 중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제팀과 긴급 전화회의를 가졌다. 회의에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참여했다.

백악관은 이날 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경제팀이 최근 경기동향수치, 글로벌 시장과 경제 성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경제팀은 중산층에 대한 세금감면 연장 및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포함한 경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향후 조치들에 대한 진전 사항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서머스 국가경제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한 현 정부 경제팀의 교체를 요구했다.

대표적인 경제 비관론자들의 의견도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닥터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가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1%를 크게 밑돌 것이라며, 더블딥 가능성을 40%로 상향 조정하여 제시했다. 그는 "하반기 경제 성장 속도가 상반기에 미치지 못할 것 이라며서, 특히 3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연률 1%를 밑돌고 증시는 급격한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중혁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서브프라임이라는 주택시장에서 시작된 만큼 주택시장 침체를 바라보는 소비자 심리의 영향은 클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서 주택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내외 정도지만, 소비자 구성요소에서 집은 직장, 소비와 함께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부장은 "결과는 하반기 중 미 주택가격의 하락 폭이 5% 내외의 완만한 하락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일부 비관론자의 견해처럼 15% 이상의 급락세로 연결될 것인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어쨌든 사상 최저 수준으로 악화된 미 주택시장으로 단기적으로 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