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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1조원 클럽' ② 현대차그룹] 브랜드가치 높여 글로벌 '빅3' 업체로 도약

자동차의 천국이자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지속적인 품질개선과 공격적인 워런티, 높은 가격대비 성능으로 소비자들에게 신용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되며 글로벌 점유율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수요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신흥시장(BRICs를 포함)에서 낮은 자동차 보급률에 뒤따르는 구조적 성장세에 따라 세계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신흥시장의 낮은 소득수준과 소형화라는 글로벌 트렌드로 인해 나타나는 소형차 위주의 성장은 누구보다 현대차 그룹에게 가장 호재로 작용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중심 품질 디자인 강화로 브랜드 가치 높인다

내수시장점유율과 함께 해외시장공략에 집중하여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는 최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현대차 러시아공장 준공식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총5억달러(약6800억원)를 투자해 전체 약200만㎡(약60만평)의 부지 위에 프레스·차체·도장·의장공정 등 총 건평 10만㎡(약3만평) 규모의 러시아공장을 건설했다. 이날 준공한 현대차 러시아공장은 연산 15만대 규모로 오는 2011년1월부터 신형 베르나를 기반으로 한 현지 전략 소형차인 ‘쏠라리스(프로젝트명 RBr)’를 양산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준공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다른 해외공장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공장을 잘 운영 하겠다"며 "고객 중심으로 품질을 강화하고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개발하도록 정성을 다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위해 R&D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다"고 밝혀 세계자동차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실제로 10월5일 미국고속도로안전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2011년 모델에 대한 안전도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날 안전도 등급이 발표된 14개 제조업체 33개 차종 중에서 가장 높은 안전성(5점)을 인정받은 기종은 BMW5와 현대 쏘나타 두 차종뿐이었다. 이번 안전도 테스트는 기존보다 강화된 안전성 테스트를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지난달 25일 발표된 북미 "올해의 차" 후보에 현대차 그룹은 다섯 차종을 포함시키며 자동차 평론가 그룹에서도 신차효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 과거 3개월간의 자동차 기업 주가추이가 "올해의 차" 후보기종 수와 대체로 정비례 관계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상품성에 대한 객관적인 인정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져 3분기 영업이익률 또한 상승 질주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매출, 영업이익 등 탁월한 실적 개선 전망

현대차 3분기 매출액은 8조6579억원(+6.9%), 영업이익은 7397억원(+26.1%)으로 예상된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09년3분기 7.2%에서 8.5%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처럼 실적이 탁월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41만9622대에 달하고, 평균 원/달러 환율이 09년3분기 1239원보다는 내려갔지만 올해 2분기 1165원에서 3분기 1184원으로 올랐으며,  투싼, ix, YF 소나타 등 신모델들의 판매강세로 제품믹스 개선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3분기 내수 판매대수는 전년동기대비 11.8%감소한 15만5270대에 그쳤지만 수출은 10.4% 증가한 26만4352대에 달했다. 해외공장 판매는 48만3137대로 전년동기대비 20.1% 증가해 총판매는 10.4% 증가한 90만2759대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재고는 09년9월 2.9개월분, 09년말 2.6개월분에서 2.2개월분으로 감소한 점도 긍정적이다.

◆9월 현대차 내수시장점유율 47%로 회복

9월 중 국내 자동차업계의 내수판매는 전년동월대비 13% 감소한 12만대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를 감안하면 양호했다는 평가이다. 업체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현대차의 회복과 기아차의 하락이 두드러져 내수판매가 신차효과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현대차의 내수시장점유율은 6월 40.0%(4.9만대)까지 하락했으나 8월 신형 아반떼 출시에 이어 쏘나타 판촉활동 강화에 힘입어 9월에는 47.3%(5.7만대)로 회복됐다.

◆2011년 해외공장과 수출부문 성장 견인할 전망

9월 중 미국시장 리테일 판매실적은 전년동월대비 28.4% 증가한 95.6만대를 기록했다. 경제지표는 여전히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완만한 고용회복 및 소비지출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업체별 판매실적을 보면, 소형상용의 수요강세로 미국 빅3의 시장점유율 상승세가 돋보인 반면 일본업체의 경우 인센티브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이 후퇴하는 추세이다. 9월 중 현대차는 전년동월대비 47.7% 증가한 4.66만대를, 기아차는 39.1% 증가한 3만대를 기록해 각각 4.9%, 3.1%의 시장점유율을 시현했다. 9월까지 누계 시장점유율은 현대차 4.8%, 기아차 3.1%에 달해 2009년 연간 4.2%, 2.9%에 비해 한 단계 상승했다는 평가이다.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특히 빛을 발하고 있다. 9월 현대차 중국공장 7.3만대로 사상최고치 기록했다.
현대차 중국공장은 신형 베르나 출시와 투싼 수요급증으로 7.3만대라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으며, 미국공장도 가동률 100%가 유지됐다. 2009년 부진했던 유럽공장도 갈수록 호전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연간 해외공장 판매실적은 현대차 186만대, 기아차 7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공장은 현대차 174만대, 기아차 136만대로 추정된다.

결국 현대/기아차의 2010년 글로벌 판매실적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566만대(현대차 360만대, 기아차 206만대)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에는 내수보다 해외공장과 수출부문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의선 부회장 "친환경차에 감성 입혀라"

정의선 부회장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포르트 베르사유 박람회장에서 개막한 파리모터쇼에서 현대차 발표회를 주도하고 경쟁업체들의 동향을 꼼꼼하게 점검하며 차세대 CEO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이날 정 부회장은 현대차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친환경차뿐만 아니라 품질면에서도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유럽전략형 다목적차량(MPV)인 'ix20'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유럽에선 소형 엔진이 인기란 점을 감안해 1.4ℓ와 1.6ℓ 엔진을 적용했다. 이달부터 체코공장에서 생산을 개시, 내년부터 유럽 각지에서 순차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인도와 유럽시장 전략형 경차인 'i10'의 부분변경 모델도 선보였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는 지난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난 글로벌 판매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유럽 소비자에게 적합한 현지 모델로 승부할 것"이라고 유럽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정 부회장은 국제 모터쇼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친환경차 등 미래 전략 차종에 대한 경쟁업체의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자리라는 점을 놓치지 않고 모터쇼가 개막한 직후인 오전 9시부터 5~6시간 동안 50개가 넘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 부스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각종 신차를 둘러봤다.

정 부회장은 특히 신형 디젤 엔진을 장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대폭 줄인 스즈키의 소형차 '스위프트(SWIFT)와 포드의 소형차 '피에스타' 등 소형 친환경차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는 세계공통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 흐름의 부합과 높은 연비라는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켜 글로벌 '빅3'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비전인 셈이다.

또한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정 부회장 "판매 네트워크가 강화되면서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면서도 "현지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상황이 나빠지면 우리뿐 아니라 모든 브랜드가 다 어려움을 겪는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이라며 원칙을 강조했다. 이는 고객의 다양한 욕구 즉, 감성과 제품의 경제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