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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도 유동성 장세,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재 외국인이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
현재 코스피 1900선 위에서 주가 동력은 여전히 외국인이다. 9월 4.3조원에 이어 10월에도 4.2조원을 순매수하며 수급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10월 채권시장에서도 4.7조을 순매수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Fed(미국연방준비은행제도)의 달러공급과 이로 인한 아시아 자산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며 "달러 유동성 확장에 대한 기대가 꺾이기 전까지 트리플 강세(주식·채권·통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양적완화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증시의 반등에도 미국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8월 FOMC에서 2차 양적완화를 시사한 이후 미국 시장금리는 떨어졌고,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으며, 비달러 자산 가격은 급등했다.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 강도 강화도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 확충 기대감과 맞닿아 있다.

◆양적완화 규모, 실망감과 유동성 유입 축소 불가피
문제는 여러정황 상 양적완화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G20 경주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도 이러한 가능성을 높인다. 현재 가장 유력한 양적완화조치는 일시적인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아닌 단계적인 유동성 공급 안이다. 현재 풀려있는 유동성은 과거 미국의 두 차례 침체기 때와 비교해 유사한 규모이고, 지표상으로 미국 경제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1일 연방자문위원회는 매달 1천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채권매입과 같은 상환매입을 통해 공급하는 안을 제시했고, 제임스 불라드 연준의장도 이와 유사한 방식의 유동성 공급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G20 경주 회의 코뮤니케에는 "선진국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해야 함. 이는 신흥국이 직면하고 있는 자본 이동의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문구가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의 돈 찍어내기를 경계하는 내용"이라며 "이미 일부 국가에서 실질적인 자본 통제를 실시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머징 주요국들은 과도한 해외 유동성 유입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이번에는 글로벌 공조의 정신을 존중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더라도, 추가적인 양적완화는 향후에 언제라도 꺼내들 수 있는 카드이다. 양적완화의 규모가 줄어들 경우 미국 금리 반등, 달러 강세, 비달러 자산에 대한 유동성 유입 규모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공조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공조가 원활히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자산시장은 선진국발 유동성 확충 기대 축소라는 비용을 치뤄야 한다"며 "이래저래 글로벌 공조에 근간해 강세장에 베팅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는 판단"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