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조치 후 무디스와 피치가 차후에 미국에 대한 신용평가를 어떻게 내릴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무디스는 8일(현지시각)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로 계속 유지할 방침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무디스의 스티븐 헤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주요 기축통화인 달러는 파이낸싱의 독보적인 수단"이라며 "이는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부채 수준을 버틸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등급을 분석하는데 정부 부채율의 비교가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런 비교를 할 때에는 달러화의 지위와 미국의 자금조달 능력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로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헤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가 계속 부진하고 현재 마련된 재정적자 감축 계획이 믿을만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미국 국가신용 등급에 관한 조치가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그는 "의회가 결정한 적자감축안의 장기적 이행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있다"며 "2012년에 종료되는 이른바 `부시 세금감면 조치'를 정치권이 어떻게 다루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적자를 2조1천억달러 줄인다는 계획은 미 국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지난 2일 미국이 재정감축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기존 AAA 등급을 유지시켰다. 하지만 신용 전망은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설정, 향후 등급 강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