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은혜 기자] 경기도 의정부 민자역사에 이마트 입점을 추진하던 신세계가 결국에는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선택하며 입점을 깨끗하게 포기하는 통큰 결단을 내렸다.
의정부시는 안병용 시장과 조석찬 신세계 의정부역사㈜ 대표이사, 이세웅 의정부제일시장번연회장이 지난 20일 오후 간담회를 열고 신세계 측이 이마트 입점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신세계 측은 이날 경기도에 제기한 행정심판도 철회하기로 했다.
신세계 측은 2012년 5월 개점을 목표로 지하 2층, 지상 11층, 전체 면적 14만6천㎡ 규모로 의정부 민자역사를 건립 중이며, 이 역사의 1~2층에는 역무시설이, 나머지에는 백화점과 영화관 등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이마트는 3층에 8천264㎡ 규모로 입점할 예정이었지만, 제일시장 상인들은 시장의 상권이 무너진다며 유독 이마트 입점을 거세게 반대해왔다.
시(市) 역시 상인들의 반발에 신세계 측의 이마트 등록 신청서를 돌려보내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 측은 절차상 문제가 없는데 시가 이마트 등록을 해 주지 않는다며 도(道)에 행정심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도는 "시가 재량권을 남용했다"며 신세계 측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이마트 입점을 강행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계속되는 갈등을 피하기 위해 신세계는 입점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조석찬 신세계 의정부역사 대표이사는 이번 결정에 대해 "행정심판이나 소송에서 이겨도 지역 안에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전통시장과 상생하고 함께 발전하기 위해 이마트 입점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 2002년 의정부 민자역사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이후 2006년 건축허가 신청 때 이마트 입점 계획을 추가하자 제일시장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