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개발한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삼성전자 및 대만의 HTC 등과 아이폰을 제조하는 애플 간에 사활을 건 특허 소송이 세계 각지에서 진행 중이다. HTC는 삼성전자에 이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2위 업체이다.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HTC가 애플이 특허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소송에서 패했다고 18일 보도했다.
ITC는 준사법기관으로, 특허침해의 금전적 배상 명령을 내릴 권한은 없다. 하지만 특허 침해 기업의 시장 퇴출을 명할 권한이 있는데다, 제소 1년 안에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곳에 제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HTC는 애플이 휴대폰의 전력 공급과 데이터 보호 등 4건의 특허를 침해했기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미국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ITC는 애플이 HTC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17일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애플의 기술력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이날 판결로 애플이 지난 7월 HTC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ITC에 제소한 사안도 영향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장은 일단 애플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패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18일 HTC의 주가는 6% 하락했다.
HTC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양사의 특허 분쟁에서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특허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분쟁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 역시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어 독일, 미국, 호주, 네덜란드 등에서 애플과 치열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네덜란드 법원이 애플의 아이폰을 판매 금지해 달라는 삼성전자의 요구를 기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