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신용카드 포인트제가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또 할인ㆍ적립 혜택을 받기 위한 전월 이용실적이 상향 조정되며, 각종 부가서비스도 줄어든다. 정부와 여론의 압박에 떠밀려 수수료를 낮춘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30일 금융 당국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포인트 제도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이를 통해 생기는 여력을 수수료율 인하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그동안 신용카드 포인트제는 카드사들의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현대카드는 자동차, 롯데카드는 백화점 등 유통업에 특화된 포인트제를 활용해 회원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최근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1.80% 이하로 내리기로 함에 따라 수익 유지를 위해 부가 서비스 축소에 나선 것이다.
카드사들은 최근 수수료 인하 여파로 전월 이용실적 한도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미 일부 카드사는 전월 이용 실적 한도를 상향한다고 회원들에게 공지했다.
'신한 4050카드' 회원은 전월 사용 실적이 20만원 이상이면 제휴 학원에 대해 10% 할인을 받을 수 있었으나, 신한카드는 내년 4월부터 사용 실적을 3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KB국민카드도 내년 4월부터 '굿데이' 카드의 할인서비스를 위한 전월 이용실적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부가서비스를 대폭 줄이거나 폐기하는 카드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내년 4월부터 이베이 옥션에서 제공되는 '마이신한포인트'를 결제금액의 0.2%에서 0.1%만 적립해주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삼성카앤모아카드' 등 제휴카드 7종에 대해 기존 멤버스주유소에서 ℓ당 20~40원 할인해주던 것을 내년 5월부터는 중단하기로 했다. 신라호텔 제휴서비스도 내년 3월부터 종료된다.
신한카드는 내년 4월부터 마이신한포인트 적립 기준을 강화해 제휴학원 이용 금액을 제외했다.
하나SK카드의 '빅팟 카드'는 월 2회 외식 10% 할인과 커피 무제한 10% 할인을 했다가 내달부터 외식의 경우 월 2회, 최대 1만원까지, 커피는 월 4회, 최대 5천원까지로 할인 혜택을 축소한다. 내년 3월부터는 '하나SK 비씨카드'의 인천공항라운지 서비스도 종료된다.
현대카드는 내년 6월부터 '산림조합-현대카드C'의 M포인트 적립률을 기존 1%에서 0.3%로 낮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