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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40위 임광토건 기업회생절차 신청

[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시공능력 40위인 중견건설사 임광토건이 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지대운 수석부장판사)는 17일 회생절차개시 신청서가 접수됨에 따라 임광토건이 법원 허가 없이 재산처분 또는 채무변제를 할 수 없도록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임광토건에 대한 채권자들의 가압류, 가처분, 강제집행도 금지된다.

다만 협력업체 상거래 채권은 정상 변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임광토건이 법원에 허가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대표자심문, 현장검증 등을 거쳐 회생절차 개시요건이 인정되면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적용해 채권조사, 기업가치 평가 등 후속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건설업체 도급순위 40위인 임광토건은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채권 회수지연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과 관련한 보증채무 현실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임광토건은 경기도 화성 반월지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서 2천억원에 달하는 시행사 채무보증을 두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갈등을 빚어왔고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재산 가압류 절차에 들어가기도 해 경영난이 심화됐다. 하반기 들어서는 직원들 급여도 제때 못주고 있다.

또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로 주력 사업인 공공 토목사업 발주가 줄고 최저가낙찰제가 시행돼 사업성이 악회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 현금 보유량도 대폭 감소하면서 올해 들어서 여주그랜드 골프장을 팔고 지난 7월에는 서울 미근동 본사 사옥을 2천300억원대에 팔기도 했지만 실제 유입 자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광토건은 계속해서 나머지 자산도 팔고 있는 중이다.

현재(10월 말) 임광토건의 금융권 채무액은 9천220억원으로 주채무가 1천780억원, 보증채무가 7430억원을 기록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부진한 공공물량 수주를 만회하기 위해 공동주택사업에 착수했지만 미분양이 대거 발생해 타격을 입었다"면서 "금융비용으로 인한 자금난에 PF까지 겹쳐 쓰러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임광토건은 지난 1927년 임공무소에서 출발, 1956년 임광토건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도로, 항망, 지하철 등 공공 토목공사 중심으로 사업을 해왔고 '그대家'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갖고 있는 대표 토건업체다.

하지만 주택업계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데다가 불법 설계변경 등 논란이 터지면서 계약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등 내홍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말에는 용인시가 제재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자 올해 초 관할 관청에 '주택건설사업증'을 반납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주택업계에서 사업권을 반납한 일은 처음이다.

그러나 가장 최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공급한 '그대家' 아파트가 지난해 9월 입주를 마치는 등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장이 없어 입주자 피해는 없을 전망이다.

한편, 지난달 시공순위 58위인 범양건영이 해외 PF사업 등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으며 법정관리를 신청한데 이어, 시공능력 40위의 임광토건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줄도산 공포도 다시 심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