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 전(前) 최고경영자(CEO)가 반독점법 위반 소송과 관련해 법정에 섰다.
게이츠는 21일(현지시각) 미국 유타주(州) 솔트레이크시티 연방법원에서 열린 MS와 소프트웨어 업체 노벨(Novell) 간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 피고인 MS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노벨은 MS워드 프로그램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던 MS가 16년 전인 지난 1995년 윈도95를 출시하면서 고의로 노벨의 워드 프로세싱 프로그램인 '워드퍼펙트'와 호환되지 않도록 하고, 또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워드퍼펙트'를 채택하지 못하도록 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노벨은 이 때문에 자사가 12억달러에 사들인 워드퍼펙트 프로그램 사업을 1억7천만달러에 매각하는 등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MS가 손해액의 3배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MS는 노벨이 자신의 경영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게이츠는 '워드퍼펙트'와 호환성을 고의로 파기했다는 노벨의 주장에 대해 MS가 윈도95 개발 과정에서 수정한 소프트웨어적 요소는 이메일 프로그램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워드 프로세싱 프로그램과는 큰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워드퍼펙트'와의 호환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적 요소를 제거한 것은 이 요소가 윈도 운영체제(OS)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서였다"며 "윈도95와 호환되는 새 워드퍼펙트 버전을 제때 개발하지 못한 노벨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또 윈도95 출시를 기점으로 워드퍼펙트의 시장점유율이 급감했다는 노벨 측 주장에 대해 "1994년 당시 MS워드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며 "MS워드 프로그램이 실제로 더 나은 소프트웨어였다고 말했다.
게이츠 전 CEO의 증언은 22일 오전 속개된다.
노벨은 앞서 지난 2004년 넷웨어 프로그램과 관련해 MS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해 5억3600만 달러(약 6130억 원)의 합의금을 받고 소송을 취하했다
당시 MS가 재판 과정에서 수세에 몰린 가운데 법정에 출석했던 게이츠는 짜증 섞인 태도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반복적인 답변으로 주심 재판관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