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지금은 너무나 익숙한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가 웹에서 제대로 구현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였다. 식스디그리스가 1997년, 싸이월드가 1999년, 프렌드스터가 2002년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마이스페이스는 2003년에, 페이스북은 2004년에 만들어졌다. 10년이 조금 넘은 기간임에도 SNS라는 개념은 많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어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은 2004년 2월 4일, 당시 19살이던 하버드대학생 마크 주거버그에 의해 탄생했다. 페이스북은 설립된 지 4년만인 2008년 1억 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2009년 3억 명을 넘어 2010년 5억 명을 돌파했다. 현재 2011년 11월말 이 회원수는 꾸준히 증가해 8억 명에 달한다. 전 세계 8억 명의 친구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롭게 의사를 소통하면서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SNS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그 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유명인사와 대화를 하며 보다 많은 세상의 정보들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행동으로 옮겨 나가고 있다.
-나날이 진보되어 가는 SNS의 능력
초창기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것으로 시작했던 SNS는 광고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존의 삶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던 일방적인 정보전달 의사소통 방식이었던 종이신문, 라디오, 방송 등의 영역을 SNS가 새롭게 대체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등장은 이러한 SNS의 영향력을 점차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아이폰이 처음 도입된 2009년 47만 명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지난 10월 말 2천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9월 행정안전부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총 인구수는 5천 68만 명으로 쉽게 말하면 40%에 해당하는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스마트폰의 사용자 증가는 모바일 환경의 양적 팽창과 더불어 모바일을 활용한 SNS의 사용증가로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의사소통 구조는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을 벗어나 점차 오프라인으로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재보궐선거를 통해 보여준 결과는 우리의 생활 속에 SNS가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많은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존 “보수언론 VS 트위터(SNS)”의 대결이라고까지 명명된 이번선거에서 거대한 보수 언론세력을 누르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SNS는 그 막강한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줬다.
이는 전 세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2008년 미국의 오마바 대통령은 SNS를 이용해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이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얼마 뒤 오바마는 마이 스페이스란 SNS를 통해 4만 8000여명의 회원과 친구를 맺고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던 힐러리를 제치고 당선됐다. 비록 오프라인에서는 힐러리 후보에 비해 열세인 대선캠프를 가졌던 오바마였지만, 4만 8천여 명의 온라인 친구들은 그가 가는 곳마다 열광과 함께 용기를 주었다.
선거자금을 모금할 당시 힐러리 진영은 400만 달러를 모금했지만 오마바는 그보다 월등한 690만 달러를 모금할 수 있었다. 이는 팔로워들의 가치를 확인시켜주고, 그들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려준 것이다.
SNS는 그외에도 튀니지를 선두로 한 중동혁명을 일으키는 시초가 되었고, 이집트의 30년 무바라크 독재정권이 시민에 의해 무너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비즈니스 기업에도 불어 닥치는 SNS의 바람
또한 SNS의 등장은 그루폰이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전자상거래 기업을 탄생시켰다. 상품을 구입하는 사람이 일정 수 이상 모이면 거래가 성사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상품을 홍보한다. 국내에는 '티켓몬스터' 와 '쿠팡(coupang)'등이 대표적이다.
자사를 알리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채택하기도 한다. 2009년 국내 기업으론 KT가 처음 SNS 계정을 만들어 사용자들과 직접 소통을 시도한 것을 시작으로 대한항공, 신세계백화점, 안철수 연구소, 출판업계 등 다양한 업계의 기업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소비자들과 의사소통하는데 힘쓰고 있다.
기업의 회장들도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들이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이다. 박용만 회장은 자신들의 비서들보다 먼저 트위터에 자신의 일정을 알려 비서진은 허둥대지 않기 위해 회장의 트위터를 수시로 모니터 한다고 한다.
한 번은 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의 경질설이 나돌 때 어떤 팔로워가 "이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박회장이 "구단에 확인해보니 사실무근입니다"라고 금세 답변을 해 그룹 회장의 신뢰성 있는 한마디 말이 곧 스포츠 뉴스로 생산돼 김경문 감독의 경질설은 곧 수그러들었다.
-중국에 불어닥치는 인터넷 열풍 웨이보(微博)
이러한 영향력은 언론통제의 나라인 중국에도 불어 닥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라 불리는 웨이보(微博)가 중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그 중심에 있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인 웨이보는 페이스북, 트위터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해 세계 SNS 시장 3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웨이보는 최근 1~2년 사이 급속히 성장해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더 이상 없어서는 안될 개인미디어로 성장했다.
현재 중국내 인터넷 이용자는 약 4억 5700만 명에 달한다. 웨이보는 중국당국이 언론 통제를 위해 트위터 사용을 막자 2009년 8월 트위터의 방식을 모방해 중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시나닷컴이 선보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이다.
웨이보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2010년 1월까지만 해도 7천5백만 명에 불과했지만 2011년 11월말에는 3억명을 돌파했다. 매일 평균 생성되는 메시지만도 8천만 건을 넘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나닷컴 관계자는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 2010년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 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웨이보의 성장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제한적인 기존 중국 당국의 정부 여론 및 인터넷 통제를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외부 세계의 민감한 정보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웨이보 전담 공안 부서를 두고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또한 공권력에 대한 호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부 관리와 기관 등의 계정 1만 9000여개를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들이 웨이보를 통해 알려져 뒤늦게 당국이 어쩔 수 없이 공개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 중국 당국의 근심이 늘어가고 있다.
실례로 지난 7월 원저우 고속철 사고 당시 사건 수습 과정의 미흡함과 광시허산(廣西合山) 탄광과 구이저우(貴州)성 핑탕(平塘)현 탄광 붕괴 등을 수많은 네티즌이 웨이보를 통해 질타했으며, 자금성의 국보급 유물 파손 사건도 웨이보를 통해 알려지는 등 가장 빠르고 큰 목소리를 내는 SNS로 성장했다.
인터넷 통계기구인 CNZZ 데이터센터는 2010년 중국 인터넷발전현황 자료에서 웨이보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인터넷 주요사건은 모두 웨이보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웨이보를 통한 정보전달의 파급력이 커지자 전 세계 기업들도 웨이보를 통한 중국 소비자들과의 의사소통을 늘려나가고 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저 신뢰 사회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특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상품을 선택할 때 눈에 보이는 객관적인 상품만을 믿는다. 또한 기본적인 상품의 불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상품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남이 사서 효과를 본 제품을 믿고 사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웨이보는 기업들의 자사 제품 홍보에 딱 맞아떨어지는 홍보 수단인 셈이다. 다양하고 많은 사용자들이 상품이 어떤지 검증해주고 제품을 퍼와 홍보 해주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유수의 기업들 대부분 웨이보를 통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며, 프랑스의 명품 기업 루이비통사는 웨이보를 통해 자사의 신상품을 업데이트해 폭발적인 댓글과 리트윗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은 비단 웨이보 뿐만 아니라 웨이보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연관 사이트들에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전 세계 화교네트워크로 유명한 이바다(vkr.yibada.com)의 경우 웨이보와의 실시간 연동성을 활용해 각종 대중국 마케팅의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코라콜라사는 신년맞이 소원이 들어간 병을 선사하는 마케팅을 실시해 580만 명의 회원을 끌어들였고, 우리나라 국내 기업인 롯데그룹과 아이웨딩, SM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기업들도 웨이보를 통한 기업 홍보를 벌여 나가고 있다.
-양날의 검 SNS의 빠른 '의사소통'과 '개방성'
'검증되지 않은 말'이 급속도로 퍼져나가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의 정보도 거침없이 나와
이렇듯 사람들과의 제약 없고 빠른 의사소통 수단인 SNS가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16일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강호동이 자살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 소문의 발단이 된 글은 한 트위터리안이 쓴 "오늘 오전 강호동 자택에서 숨 쉰 채 발견"이라는 장난스런 글을 많은 네티즌들이 확인도 하지 않은 '숨 쉰 채'를 '숨진 채'로 알고 강호동이 자살한 것이라 생각해 관련 글을 급속히 퍼트렸던 것이다.
이러한 악성루머는 타 여자 연예인인 이효리를 대상으로도 벌어져 당시 이효리는 "내가 이렇게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오래 살려고 운동 중인데 어떤 사람이 사망설을 퍼뜨려서..."라며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농담을 머라하죠?"라며 황당하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 같은 글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자택에서 숨 쉰 채 발견"이란 같은 글이 올라와 그룹 홍보실에서 홍역을 치루기도 했다.
또한 SNS의 압도적인 개방성이 때론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소셜 어플인 카카오톡은 전화번호만으로 상대방을 등록할 수 있어 헤어진 남자·여자 친구나 보기 싫은 사람이 자신의 친구목록에 뜨는 '수난'을 당한다든지 SNS회원수의 증대가 악성코드 유포나 사생활 침해로 이어져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손쉽게 채팅 할 수 있는 사이트가 무수히 생겨나 이성간의 불순한 만남을 조장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SNS는 파급력도 대단하지만 잘못된 정보가 필터링 없이 전달될 경우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SNS에 대한 긍정적인 활용방안과 대책이 시급하게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