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9일(현지시간) 유럽투자은행(EIB)과 유럽개발은행협의회(CEB) 등 2개 유럽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키프로스 등 일부 재정 위기국들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피치는 이날 "현재 신용등급이 트리플 A인 EIB와 CEB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놨다"면서 "이들 은행은 향후 3개월안에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에 앞서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스페인, 슬로베니아, 벨기에, 키프로스 등 6개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었다. 관찰대상인 이들 국가는 1-2등급 강등이 예상되고 있으며, 모두 CEB와 EIB의 주주들이다. 이들 국가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CEB와 EIB의 신용등급도 같이 내리겠다는 것이다.
피치는 특히 EIB의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인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이 은행의 자본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장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IB는 유럽연합(EU) 27개국이 지분을 갖고 있는 장기여신은행으로 EU 지역 외에 전세계 15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내년 중 시장을 통한 차입규모는 올해보다 150유로 줄어든 600억유로(780억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피치는 또 유럽지역 사회개발 프로젝트 관련비용을 지원하는 CEB의 신용등급과 관련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키프로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될 경우 자본 구조가 취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어 CEB와 EIB에 대한 평가결과 하향조정 결정이 나오면, 1-2등급 강등이 이뤄지는 수준이 될 것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발행 채권의 신용등급(트리플 A) 조정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