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상장사, 4분기 실적 `쇼크' 예상… 3분기보다 영업익 감소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오는 6일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잠정치(가이던스) 발표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실적 발표에서 어닝 쇼크가 예상되고 있다.

◇4분기 실적둔화 심각… 전분기보다 5.49% 감소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의 집계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내놓은 108개 상장사의 4분기 총 영업이익(IFRS 연결)은 27조467억원으로 전분기의 28조6천176억원보다 5.49% 감소했다.

이 같은 4분기 영업이익 감소폭은 인건비 등 연말의 일회성 비용 증가를 감안하더라도 당초 예상보다 큰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증권사 3곳 이상이 보고서를 낸 99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6조3천840억원이었지만 전날 이 수치는 25조815억원까지 떨어졌다.

심각한 것은 1분기 30조4천547억원에서 2분기 29조9천950억원으로 줄었던 영업이익이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항공·화학업종 실적 급감

4분기 항공업정과 화학업종의 실적둔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이 4분기 1천441억원으로 3분기(2천400억원)보다 39.95%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며,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1천803억원에서 1천198억원으로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성수기 효과가 차츰 사라진 데다 고고행진한 국제 유가로 인해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피케미칼(-31.12%), 호남석유(-29.98%) 등 일부 석유화학 회사들의 실적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 국내 10대 그룹 중 4개 그룹 실적 저조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서는 한진, SK, 롯데, 포스코 등이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보다 저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예상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1곳 이상이 추정한 한진그룹 2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9억원으로 전분기(1천48억원)보다 무려 68.60%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는 대한항공의 이익 감소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에 대한 검찰수사로 인해 어수선한 SK그룹의 6개 상장사는 3분기 5조2천31억원에서 4분기 2조9천788억원으로 영업이익이 42.75%나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그룹의 5개 상장사는 4분기 영업이익이 9천221억원에서 8천165억원으로 11.4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코는 4분기 1조1천9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다.

◇ LG그룹 가장 좋은 실적 예상… 삼성·현대차그룹도 실적 우수

반면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거뒀던 LG그룹은 가장 좋은 성과를 낼 것은 추정됐다. 10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3분기 7천65억원에서 4분기 1조2천342억원으로 74.69%나 폭증할 전망이다.

3분기 31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대표 계열사인 LG전자가 4분기 흑자로 전환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분기별 순이익에서 엎치락뒤치락했던 삼성그룹(11개 상장사)과 현대차그룹(7개)은 4분기에 각각 5조6천50억원, 4조8천6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사들이 분석했다.

◇ 삼성전자·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권 회사 선방할 듯

시가총액 상위권 회사들은 4분기 실적에서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4분기에 스마트폰 등의 호조로 전분기보다 11.80% 증가한 4조7천54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작년 9월 말 증권사들이 내놓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3조3천316억원 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현대차도 4분기에 전분기보다 13.36% 증가한 2조2천6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