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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부터 주식처럼 석유거래하는 전자상거래 시장 열려

[재경일보 오희정 기자] 석유제품을 주식처럼 거래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오는 3월 열린다. 3천∼4천개 주유소 참여해 오전 10시부터 6시간 거래가 이뤄지며, ℓ당 10원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인 개장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석유제품 유통 구조 개선과 가격 합리화를 목표로 하는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시장이 오는 3월 말에 개장한다.

외국에서는 투자 목적의 석유 선물 시장이 이미 활성화돼 있지만 실수요 목적의 현물 시장은 거의 없어 한국거래소가 유례를 찾기 힘든 실험에 나선 셈이다.

거래소는 현재 시장의 제도적 틀을 짜놓은 상태이며,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스템은 다음 달 테스트를 거쳐 3월에는 모의 운영에 들어간다.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시장에는 공급자로 석유 정제업자, 수출입업자, 대리점이 참여하고 수요자로 대리점과 주유소가 참여하게 된다. 개인은 참여할 수 없다.

정부는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 시장에 참여하는 공급자에 대해서는 공급가액의 0.3%를 세액 공제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초기에는 각각 4∼5개의 석유 정제업자와 수출입업자, 50개 정도의 대리점이 참여할 것으로 거래소는 보고 있다.

주유소는 전국 약 1만2천개 가운데 3분의 1 수준인 3천∼4천개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여부와 상관없이 국내 사업자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동안 열린다.

거래되는 종목은 각 정유사들의 휘발유, 경유 등이며, 거래 단위는 2만리터이고 호가 단위는 리터당 0.5원이다.

가격은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호가에 따른 공급자와 수요자의 자유 경쟁으로 결정된다. 주유소는 각 사업장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같은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거래소는 자유 경쟁으로 인한 가격 인하 효과가 세액 공제 요인까지 감안해 리터당 10원 정도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유소가 낮은 가격에 석유를 공급받게 되면 주유소가 판매하는 휘발유나 경유의 가격도 그만큼 떨어져 가계 부담 경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식시장과는 달리 증권사와 같은 중개인은 개입하지 않지만 결제 과정에 거래소가 개입해 결제 안정성을 높인다.

거래되는 종목이 현물인 만큼 거래가 체결되면 늦어도 다음날 자정까지는 석유제품이 각 주유소로 배송된다.

거래소는 석유 현물 전자상거래 시장을 운영하면서 올해 안으로 선물 시장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선물 시장 개설 방안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