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심야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갑자기 정신을 잃어 대형 사고가 날 뻔 했으나 승객들의 기지로 간신히 사고를 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경북 안동에 사는 박모(42)씨에 따르면, 지난 15일 0시 30분경 서울을 떠나 안동으로 가던 모 회사 소속 고속버스에서 운전기사가 강원도 원주의 치악휴게소를 3㎞ 가량 앞두고 갑자기 옆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버스 안에는 7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기에 대형 교통사고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운전기사가 쓰러지자 버스 출입문 앞 좌석에 타고 있던 승객 한 사람이 재빨리 운전대를 잡았고, 승객인 박씨가 운전기사를 옆으로 끌어낸 뒤 대신 운전석에 앉아 버스를 운전했다.
대형면허는 없지만 운전경력이 많았던 박씨는 3분 가량 버스를 몰아 치악휴게소 안으로 무사히 진입, 승객들은 모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문제의 버스회사측이 휴게소로 보내 온 새 버스를 타고 승객들은 무사히 집으로 귀가했다.
하지만 회사측이 별다른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아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해당 고속버스회사측은 "급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해 준 승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해당 운전기사를 상대로 건강검진을 실시해 적절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