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스위스 동부 스키휴양지인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이하 다보스포럼)의 대안 모임을 자처하는 세계사회포럼(WSF)이 24일(현지시간) 브라질 남부 리우 그란데 도 술 주에서 개막했다.
강대국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 경제 지도자들이 스위스의 다보스에 모여 세계경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동안, 반대편에서 불공평한 자본주의 시스템에 항거하기 위해 반(反) 자본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모인 것.
AFP통신에 따르면, WSF는 관례에 따라 이날 오후 5시경부터 리우 그란데 도 술 주의 주도(州都)인 포르토 알레그레 시내를 가로지르는 대규모 거리에서 행진하며 행사를 시작했다.
거리에는 '우리는 99%, 함께 하자'라고 쓴 현수막이 걸렸고, 약 1만5천여명(브라질 경찰 추산)은 "우리가 전 세계 대중의 99%를 대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행진을 벌였다.
올해로 12회째인 WSF는 '자본주의의 위기-사회적·환경적 정의(Capitalist Crisis, Social and Environmental Justice'를 주제로 오는 29일까지 포르토 알레그레와 카노아스, 노보 암부르고, 상 레오폴도 등 4개 시에서 열리며, 7만여 명이 900여 개의 각종 행사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보스 포럼 대신 WSF를 택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주요 각료들과 함께 26일 현장을 찾아 7만명 시민을 초청해 '시민사회와 정부 간의 대화' 프로그램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경제위기, 공공정책, 빈곤퇴치, 기후변화 등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지난해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점령 시위'의 영향으로 반(反) 자본주의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시화, 인권, 보건, 교육, 환경 등이 토론회와 세미나의 단골 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포럼에서는 특히 오는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열리는 유엔 지속가능개발회의(CSD, 리우+20)를 앞두고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제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칸디도 그리지보우스키 WSF 포럼 기획자는 "우리 포럼은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 신자유주의자들의 오만에 맞서고자 태어났다"며 "우리는 현재와 다른 세상을 만들고, 그럴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한편, WSF는 1999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에 반대하며 세계 각국에서 온 시위대의 시위에 뿌리를 뒀다.
이후 WSF는 2000-2003년, 2004년 인도 뭄바이, 2005년에 포르토 알레그레 등지에서 개최되다 2006에는 3대륙 3개 도시에서 동시에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와 정치, 환경 문제에서 소수 인종, 성적 소수자 등으로 문제에 공감하는 분야가 확대됐을 뿐 정작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