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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한화 특혜에 시민단체·노조·소액주주 등 반발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한국거래소가 한화그룹 지주회사인 (주)한화를 상장폐지 실질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 시민단체와 노조, 소액주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거래소의 이번 조치가 재벌에 대한 특혜라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를 감시·감독하는 감독당국에서는 상장폐지 문제는 거래소의 고유 권한이라며 한화 사태에 대해 관망하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은 한국거래소가 (주)한화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반발해 한국거래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오는 7일 가질 예정이다.

사무금융노조는 거래소의 이번 조치가 한화에 대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포기한 것이자 재벌 그룹에 대한 특혜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자회견에는 사무금융노조와 증권노조, 투기자본감시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시민단체와 노조 외에 한화 소액주주들과 상장폐지된 코스닥 종목의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증권포털 '팍스넷' 한화 게시판에는 거래소가 한화의 상장폐지 심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시한 지난 3일 저녁 이후로 400여 개의 글이 올라왔다.

처음에는 한화의 늑장공시에 쏠렸던 소액주주들의 관심이 이제는 재벌 특혜 논란에 쏠리고 있다.

최근 상장폐지 결정이 된 코스닥 종목의 주주들도 한화 게시판에 들어와 억울함을 잇따라 토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헌법소원이나 국회청원을 촉구하는 등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감독당국에서는 상장폐지 문제가 한국거래소의 소관사항이라며 뒷짐을 지고 관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거래소가 자율규제 방향에서 처리할 문제로 감독당국이 나설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상장이나 상장폐지는 거래소의 고유 권한이다. 사후적으로 거래소 종합검사 때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들여다볼 수는 있겠지만,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또 다른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수시공시 권한이 거래소로 일원화되면서 관련 정보가 일체 차단되고 있다. 거래소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장 알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