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올해 들어 외국인의 ‘바이코리아(buy Korea·한국주식 사들이기)가 계속되면서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라는 대형 악재로 인해 1700선까지 무너졌던 코스피가 다시 200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연일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원 가까이를 순매수했고, 이에 따라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시가총액 기준)도 33%에 이르고 있다.
외국인은 미국과 유럽발 악재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진 지난해 8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팔아치웠던 7조2천725억원어치의 주식 이상을 이미 다시 사들였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이 같은 외국인의 연일 계속되고 있는 매수세에 대해 "세계 경제 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세계 경제가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가 저평가 되었다는 이유뿐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발생 이후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지금까지 시중에 자금을 풀고 있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과도 관련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원자재 시장으로 몰렸던 외국인 자금이 주식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더 올라가기 어려운 데다 저금리 시대로 인해 채권 투자도 수익성이 없어 상대적으로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또 다른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미국의 거시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의 매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은 IT 업종과 금융, 화학, 조선 업종 등 경기민감주와 국내 주요 산업에 매수를 집중하고 있고, 통신과 유틸리티 업종에는 자금이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매수 행진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의 진단은 대체적으로 낙관적이지만, 최근에는 코스피가 2000선까지 진입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중국과 유럽,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나오는 경제 지표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