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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국세청과 2차 세금전쟁 벌이나… 외환은행 매각 원천징수세 불복절차 검토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론스타와 국세청 간에 '2차 세금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한 데 따른 원천징수에 대해 불복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지난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6%를 블록세일할 당시 국세청으로부터 매각대금 1조1천928억원의 10%(1천192억원)를 법인세로 부과받자 이에 불복,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론스타는 한국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 이의를 갖고 법무법인과 함께 이를 감액하거나 비과세를 받으려는 방안을 법률 검토 중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매각의 주체가 조세회피지역인 벨기에에 세운 자회사(LSF-KEB홀딩스)인 만큼 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한국보다 세율이 낮은 벨기에에 세금을 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론스타가 세금 돌려받기를 원한다면 오는 9일까지 국세청에 비과세 면제신청을 하거나 인수대금 수령일로부터 90일 이내(5월초) 경정청구를 해야 한다.

국세청은 론스타의 신청·청구가 들어오면 요청사유가 합당한지에 대한 사실 관계를 조사하며, 조사결과 론스타의 신청·청구가 불합리하다고 국세청이 판단하면 론스타는 조세심판원 불복청구를 거쳐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론스타로부터 어떠한 얘기도 들은 게 없다"라면서 "비과세 면제신청이든, 경정청구든 접수되면 법적 절차에 맞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자본 시장규모가 커지는 동아시아에서의 영업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국세청 불복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5일 외환은행 인수대금(3조9천억원) 중 원천징수한 '지분양도가액의 10%'인 3천915억원을 국세청에 납부했다.

납부기준 '지분양도가액의 10% 혹은 양도차익의 20%' 가운데 세금이 적은 지분양도가액을 기준으로 납세액을 산정한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일단 세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는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동의했다. 이같은 동의에 따라 원천징수를 한 거고 세금을 예정대로 납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천징수액을 양도차익의 20%로 봤다면 양도세 산정방식(매각액-취득액)에 따라 론스타의 양도차익 2조2144억억원을 기준으로 세금은 4천429억원으로 500억원 정도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