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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차량용 반도체 회사 설립 "4월 출범"

[재경일보 김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차량용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사업까지 손을 뻗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대모비스, 만도 등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새로운 부품 회사를 다음 달 초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협력업체와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전장부품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 차량용 반도체를 기반으로 '현대차전자(가칭)'를 설립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차량용 반도체 연구와 핵심 부품 자체 개발 및 생산을 추진하고 부품들을 현대차에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차량용 반도체와 배터리가 포함돼 현대차의 또 다른 시도로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현대차는 최근 LG전자 2차전지 셀 패키지 연구원을 대거 영입하고 현재 현대모비스 소속으로 남양연구소에 파견된 상태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 2005년 독일 지멘스와 합작으로 소프트웨어 업체 '카네스'를 만들었으며, 자동차 전기전자분야 시스템 엔지니어링과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연구 개발할 목적으로 설립 당시 자본금 5억원에 현대차 49.99%, 지멘스 50.01% 각각 출자했다.

카네스는 지난 2010년 11월 현대차의 100% 자회사가 됐으며 '현대카네스'란 사명으로 재 출범했다.

또한 현대차는 독일 보쉬와 함께 설립한 전장부품 전무 업체 케피코를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전자 장치인 엔진 제어 장치 및 변속장치(트랜스미션)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이같은 시도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 간 융합 추세에 따른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이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초에 출범 예정인 현대차전자는 현대카네스를 기반으로 전문 인력이 모여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 플랫폼 기반 아키텍쳐 개발, 시스템 개발 프로세서 확립 등을 통해 자동차 전자제어 시스템 전문회사로 태어날 예정이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많은 시도를 해 왔고, 국내 반도체설계 기업인 씨엔에스테크놀로지와 제휴를 맺고 기술 개발을 하고 있으며 인텔과도 스마트 카 시장 공략을 위한 전용 칩 개발에 손을 잡은 경험이 있다.

업계는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핵심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계열사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시도를 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체제에서 정의선 부회장 체제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이나 정 부회장이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의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현대차전자를 출범시키고 순환출자를 통한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 계획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