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가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야당의 보궐선거 승리를 확인했다고 신화통신 등 외신들이 3일 보도했다.
미얀마는 지난 1일 국회의원의 내각 진출로 공석이 된 45개 선거구에서 하원의원 37명과 상원의원 6명, 지역의회 의원 2명을 선출하는 보궐선거를 치렀고,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45개 선거구 가운데 44곳에서 후보자를 냈고, 수치 여사는 옛 수도 양곤의 빈민층 지역인 카우무에 출마했다.
미얀마 선관위는 수치 여사가 출마한 선거구를 비롯해 잠정 집계가 종료된 40개 선거구에서 NLD 후보들이 모두 당선됐다고 밝혔다.
잠정 집계가 발표되지 않은 4개 선거구에서도 야당 후보자가 당선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자체 집계 결과 옛 수도 양곤의 빈민층 지역인 카우무에 출마한 수치 여사는 85%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고 NLD는 발표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번 선거가 미얀마 민주화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높게 평가, 미얀마에 대한 제재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의 민주화 이행 과정에서 중요한 전기"라면서 "버마 정부가 개방, 투명성, 개혁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이달 23일 룩셈부르크에서 개최되는 EU 외무장관 회담에서 미얀마에 대한 제재 해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올해 초에는 미얀마 대통령과 각료 등에 대한 비자 발급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미얀마가 보궐선거를 평화롭고 질서 정연하게 치른 것을 축하한다"면서 "이번 선거는 미얀마가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