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이틀째 하락하며 1,990선 아래로 내려왔다.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 의지를 보이지 않은 데다 다음 주 유럽 정치이벤트까지 기다리고 있어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특히 외국인이 선물과 현물을 동반 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하락장 속에서도 좋은 흐름을 보였던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도주들을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월 중에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다는 소식에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써니전자가 상한가로 뛰었고 안랩(4.52%), 오늘과 내일(3.35%), 솔고바이오(8.12%) 등도 많이 올랐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이 퇴출될 것이라는 소식에 진흥저축은행(-14.9%), 한국저축은행(-14.9%), 솔로몬저축은행(-15.0%) 등이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반면 서울저축은행(2.0%), 신민저축은행(1.9%), 푸른저축은행(0.9%) 등은 소폭 올랐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5.96포인트(-0.30%) 하락한 1,989.15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8.08포인트(0.40%) 내린 1,987.03으로 개장한 이후 1,981.58까지 밀리면서 한때 1,980선마저 위협받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대외 정치·경제 환경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하는 4월 미국 서비스업 지수는 53.5로 시장 전망치인 55.5를 밑돈 데다 지난 1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전날 미국 민간 부문 고용 증가가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데다 4일 발표되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또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됐지만 유럽중앙은행(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완화조치를 내놓지 않아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은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번 주말에 17년만의 좌파 대통령 탄생이 유력한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지수에 부담을 줬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은 사흘째 `팔자'에 나서 942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645억원, 442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318억원 매도우위, 비차익거래 94억원 매수 우위 등 총 22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약세장 속에서도 오른 종목이 더 많았다.
전기전자(-1.86%), 건설(-1.56%), 운송장비(-1.21%) 등이 내렸다. 섬유의복도 1% 넘게 하락했고, 제조업과 종이목제도 약세였다.
특히 삼성전자(-2.93%), 현대차(-3.20%), 기아차(-2.55%) 등 주도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전기전자와 운송장비 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면 전기가스업(2.10%), 운수창고(1.87%), 화학(1.16%) 등은 올랐다.
전기가스 업종은 요금 인상 기대감에 한국가스공사(4.15%)와 한국전력(1.97%)이 크게 오른 영향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한 대한항공(5.47%)과 아시아나항공(2.12%)이 크게 오르고 운임 상승 기대감에 한진해운(1.88%), 현대글로비스, 현대상선이 오른 운수창고 업종도 많이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주도주들이 2~3%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고공행진을 하던 삼성전자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2.93% 하락한 136만원에 마감, 140만원선이 붕괴됐다.
현대차(-3.20%), 기아차(-2.55%)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생명(-1.01%), NHN(-3.14%), 삼성물산(-2.76%) 등도 하락폭이 컸다. 삼성화재도 약세였다.
반면 현대모비스(1.19%), 현대중공업(1.24%), LG화학(0.83%), 신한지주(0.73%), 우리금융(2.4%), LG전자(1.12%), SK이노베이션(0.63%) 등은 올랐다.
LG생활건강(2.48%), 롯데쇼핑(2.09%)도 많이 올랐다.
LG디스플레이(1.91%)는 검찰 수사 악재에도 하루만에 반등하며 2% 가까이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일본 엘피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3.30% 상승한 2만8천150원을 나타냈다.
주요 종목별로는 CJ제일제당이 양호한 실적과 바이오 부문 성장성 부각에 힘입어 4.52% 올랐다. 하이마트는 매각 절차 재개 소식으로 4.03% 올랐다.
풍림산업 부도 여파로
범양건영이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고, 동양건설과 남광토건이 하락하는 등 중소형 건설주가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9종목을 포함해 467개, 하락종 목은 하한가 4종목을 포함해 337개다. 보합은 93개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3.09포인트(0.63%) 오른 490.53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은 상반기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로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소식으로 3.55% 올랐다.
다음은 미국 투자회사의 대규모 지분 매입 소식에 4.85% 급등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파미셀이 척수손상 줄기세표치료제 상용화 기대와 정부의 지원책 발표 영향으로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7.69%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 공개로 관련 부품주인 모베이스(8.6%)와 와이솔(2.83%)이 많이 올랐다. 이 밖에 엘엠에스, 아모텍, 알에프텍, 덕산하이메탈 등 스마트폰 관련주도 올랐다.
캠시스가 삼성전자에 8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납품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제이티는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과 반도체 공급계약 소식이 전해지며 3.75% 올랐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컴투스가 4.42% 급등했다. 컴투스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3.6% 증가한 112억4400만원, 영업이익은 84.9% 증가한 5억16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19종목을 포함해 495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4종목을 포함해 414개다. 보합은 85개를 기록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2.35원 상승한 1,131.35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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