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은행의 가계대출 부실채권 비율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부실비율도 5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아 주택경기 침체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줬다.
7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3월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현황 및 감독 방향'을 보면 3월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51%로 작년 말(1.36%)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20조9천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2조1천억원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기업여신 부실이 17조5천억원(83.4%)으로 가장 많고 가계여신(3조2천억원·15.3%), 신용카드 채권(3천억원·1.3%) 순이다.
특히 가계대출의 부실채권비율은 작년 말 0.6%에서 0.71%로 높아졌다. 2007년 3월(0.71%) 이후 최고치다.
가계대출 가운데는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0.64%로 2006년 9월(0.66%) 수준에 근접했다. 작년 말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0.54%였다.
서강훈 금감원 건전경영팀 선임조사역은 "작년 말 이후 가계대출 신규연체액이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가계여신 및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둔화한 점, 작년 4분기 부실채권 정리실적이 감소한 점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1.9%로 작년 말(1.73%)보다 0.17%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은 2.35%로 0.18%포인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비율은 9.09%로 0.95%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올해 1분기 중 신규부실 발생규모는 5조4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6조6천억원) 대비 1조2천억원 감소했다.
신규부실은 기업여신(4조원)이 74.1%를 차지했다. 가계여신 및 신용카드 신규부실은 각각 1조2천억원, 2천억원 수준이다.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3조3천억원으로 전분기(10조8천억원)보다 줄었다.
금감원은 "1분기 부실채권비율은 신규부실 발생의 감소에도 부실채권 정리실적이 줄면서 소폭 상승했다"며 "미국(4.14%), 일본(2.4%) 등 주요국보다는 아직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위기대응 및 손실흡수 능력 강화를 위해 엄정한 건전성분류 기준 적용, 부실위험에 상응하는 적정수준의 충당금(대손준비금 포함) 적립 등을 지도하고 은행별로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설정해 관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