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끈 아웅산 수치 여사는 15일 "민주주의는 희생할 수 없는 가치"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수치 여사와 면담을 위해 전용기로 약 1시간 10분가량을 이동해 450km 남쪽의 양곤에 이날 이른 오전 도착했으며, 양곤의 본대호텔에서 수치 여사를 만났다.
수치 여사는 대개 자신의 자택에서 면담을 해왓지만 이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면담 장소를 호텔로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수치 여사는 오전 10시30분(현지시각)부터 약 45분가량 단독 면담을 한 뒤 나란히 기자회견을 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민주주의가 희생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면서 "경제를 살리는 만큼 민주주의도 함께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면담에서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교육을 통해 성장한 우리나라의 사례를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국민이 다 행복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 큰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수치 여사가 꿈꾸는 그런 미얀마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수치 여사 역시 민주주의와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한 이 대통령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수치 여사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양국이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어린 세대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서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그들이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정의와 자유, 그리고 번영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고 둘이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미얀마의 실상을 이해한 것에 크게 고무됐고,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고 사의를 표했다.
한편, 수치 여사가 21년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지난 4월 선거에서 야당을 이끌고 당선된 인물이지만, 미얀마 정부도 이들의 만남을 지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