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하나은행이 17일 상품권 횡령,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당 취급, 이사회 결의의무 위반 등 온갖 비리가 적발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와 과징금 3750만원, 임직원 28명 징계 등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먼저 하나은행은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규모 신용공여시 정족수를 채운 이사회 결의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0년 10월 8일 이사회에서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A사, B사 및 C사에 대한 총 7100억원의 신용공여 안건을 처리하면서 정족수를 충족시키지 못했음에도 안건을 의결했으며, 금감원 검사를 앞두고서는 마치 전원이 참석해 안건이 의결된 것으로 의사록을 허위로 작성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SK카드, 하나캐피탈 등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시 의사록을 허위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은행 직원 김모씨 등이 지난 2008년 6월부터 3년간 기업들이 국민관광상품권을 수천만 원씩 사들인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상품권을 빼돌려 현금화해 무려 174억4000만원을 횡령했지만 은행 측은 사고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담당자를 5년8개월간 바꾸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부서를 자체검사 대상에 올리지도 않았다.
또 2천268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취급하면서 여신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PF 대출도 부실하게 관리해 1506억28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일부 지점에서 4개 차주에 대해 6건, 2268억원의 PF대출 취급시 차주의 사업부지 매수 가능성, 사업시행권 취득 여부 등에 대한 여신심사를 소홀히 했고, 일부 여신에 대한 사후관리를 잘못해 여신이 부실화돼 총 1506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밖에 △파생상품 회계 부당처리 및 금융거래 실명확인의무 위반 △10개 영업점 예금잔액증명서 부당발급 △8개 부서 직원 21명의 고객 신용정보 723회 부당 조회 등도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