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미얀마 민주화 운동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29일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했다.
수치 여사의 해외 출국은 24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수치 여사는 지난 1988년 미얀마에 입국해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이래 미얀마에서만 머물러왔었다.
수치 여사는 모친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지난 1988년 입국한 후 군부의 잔혹성을 목격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고, 15년가량을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다. 그는 가택연금이 해제된 시기에 해외 방문 기회가 있었으나 재입국이 거부될 것을 우려해 미얀마를 떠나지 않았다.
태국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수치 여사는 이날 밤 9시45분(현지시간) 태국 수도 방콕에 입국했다.
수치 여사는 30일 방콕과 인접해 있고 미얀마 이주노동자 수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뭇 사콘주(州)의 마하차이 지역을 방문해 미얀마 이주노동자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달 31일과 6월1일에는 `연결을 통한 지역 미래 공유'를 주제로 방콕에서 열리는 WEF 동아시아회의에 참석, 연설을 할 계획이다.
6월2일에는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태국 북부 딱주(州)의 소수민족 난민촌을 방문한 뒤 다음날 귀국할 예정이다.
미얀마 소수민족들은 정부군과 소수민족 반군의 충돌을 피해 태국 국경지대로 대거 피신해 생활하고 있다.
태국은 국경지대에 9개의 난민촌을 운영하고 있고, 이들 난민촌에는 미얀마를 빠져나온 소수민족 15만여명이 머물고 있다.
수치 여사는 태국 방문에 이어 6월에 유럽 순방길에 올라 스위스와 노르웨이, 영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수치 여사는 다음달 14일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폐막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같은 달 16일에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 연설을 할 예정이다.
수치 여사는 지난 1991년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오슬로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