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1일 태국 방콕 소재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축은행의 영업 기반 확대를 위해 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가능하면 빨리, 7월 중에는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태국과 금융협력을 강화하고 현지 우리나라 기업과 금융회사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태국을 방문중이다.
저축은행의 대주주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엄격하게 해서 가능하면 금융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도록 할 것”이라며 “예보가 대주주로 있는 것보다는 주인을 찾아주는 게 더 낫기 때문에 마지막 방법으로 일반기업에게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유로존 위기에 대해서는 ”올해 하반기에는 위기에 취약한 중소기업 대책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유로존 위기 문제가 앞으로 은행의 디레버리징(대출 축소)에 따른 실물경제 위기로 전이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위원장은 ”실물경제 상황은 외부 충격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자금, 영업, 대외거래, 금융거래 등 상황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며 ”가장 먼저 신용보증 기관의 보증 연장 및 확대가 그 방법이고, 그 다음이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 확대, 그리고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시중은행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들의 신용도를 따지는 게 의미 없을 정도로 엄청난 상황이 오면 시중은행들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어떻게 기업 부문을 지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한계기업이나 경쟁력 없는 기업을 무조건 살리라는 게 아니고 살아야 할 기업들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 대비하라는 말”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와 같이 심각한 충격이 오면 그때 했던 것처럼 대출 만기를 1년 일괄 연장하거나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비율을 정상 때인 85%에서 100%로 확대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이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은 창의적인 대책을 주문한 상황이어서 시장 안정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서 필요한 대책을 최대한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신용보증기관의 역할에 대해 “중소기업이 외부쇼크로 비상상황으로 가게 되면 거기에 상응하는 보증연장, 신규보증확대, 프라이머리-CBO 발행 등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책금융기관들도 지금의 스킴과 자금지원 규모를 탄력적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며 “지금은 실탄을 대규모로 확보해 놓고 위기가 오면 바로 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