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해 두 달 전보다 0.25%포인트 낮아진 3.25%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지난달 3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2012년 연례협의'를 마무리하고 이 같은 내용의 발표문을 배포했다.
IMF는 발표문에서 "2010년 빠른 경제회복 이후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의 변화로 2011년, 2012년 성장세가 완만해졌다"고 진단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더 낮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반영해 IMF의 기본전망인 3.5%보다 둔화돼 약 0.25%포인트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5%로 하향조정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하향조정 가능성을 예고한 것.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과 최근 발효된 한-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인해 성장세가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IMF는 "경제전망의 기조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내포돼 있고 가장 주요한 하방위험은 유럽 위기의 심화"라고 지적하면서 "유럽에 대한 직접적인 익스포져는 크지 않지만 위기 여파가 미국과 중국으로 전이되면 한국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대선과 관련, "선거가 열리는 해에 지출확대 압력에 저항하고 재정건전화를 지속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며 정부의 2013년 균형재정 달성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 같은 재정건전성을 고려하면 한국 정부는 세계 경제가 큰 폭으로 악화될 경우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재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지출이 지난 20년간 많이 증가했고 앞으로도 신중한 속도로 추가 확대될 여지가 존재하지만 이러한 지출확대는 세수강화, 우선순위 낮은 분야의 지출축소 등 재정건전화 노력을 유지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정책금리의 현 수준 유지가 세계경제의 약세 및 불확실성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면서도 "경제성장률이 회복되면 내년 초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범위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정책금리의 일부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외화보유액에 대해서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심화할 때 외화유동성을 지원하고 시장여건을 질서 있게 유지하는데 외화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08년 이후 금융시스템의 대외취약성이 상당히 개선됐지만 일부 잠재 취약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가장 개방된 경제 중 하나이며 자본유출입 변동성 및 외화조달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당국의 '꼬리위험(tail risk)'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급증에 대한 모니터링과 시정조치, 노동시장 및 생산성 개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 강화, 교육 및 의료산업의 경쟁개선, 은행 주도의 중소기업 구조조정 가속화 등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