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을 맹추격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이 특히 커피 소비량에 비해 인스턴트 커피 비중이 90% 내외로 매우 높은 점을 감안하면 남양의 무서운 상승세는 동서식품을 제치고 1위 차지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 하는 셈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0년 말 '프렌치카페'를 출시한 남양유업은 올 1~4월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이 10%대로 뛰어 올라 2위인 네슬레를 가뿐히 제쳤다.
글로벌 정보 분석 기업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지난 1~4월 남양유업의 시장점유율은 12.1%로 네슬레(5.9%)를 압도적으로 이겼다.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부문 매출액도 지난해 1051억원에서 올해 3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조2000억원이었다.
남양유업은 여기에 공장 신설로 커피믹스 산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총 250억원을 들여 커피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내년 10월께 1, 2차 공장 신설이 완료되면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생산량은 현재 연 2600톤에서 9800톤으로 7200톤이 추가될 전망이다.
또 수익성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포장 직전까지 가공된 커피를 수입해 자사가 만든 프림과 함께 단순 포장해 오고 있었다. 새로운 공장은 커피 원두 자체를 수입해 로스팅부터 추출, 동결건조, 포장생산까지 직접 진행한다. 회사 측은 커피를 자체 가공하면 원가를 절감하고 제품 수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현재 시장점유율 1위사인 동서식품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남양유업의 비약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올 1~4월 동서식품의 시장점유율은 79.4%로 굳건하다. 커피믹스 매출액도 지난해 약 1조1000억원으로 남양유업과 격차가 크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우리는 40년간 원두를 직접 가공해 온 기업"이라며 "공장을 만든다고 해서 곧바로 기술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양유업 공장신설에 대해 특별히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의 여유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는 남양유업의 공격적인 커피 산업 진출에 환호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지난 15일 종가는 76만5000원으로 공장신설 발표 전인 8일에 비해 약 13.3% 올랐다. 동서식품을 핵심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동서는 같은 기간 2.5% 하락했다.
김봉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김태희, 강동원을 광고모델로 앞세운 남양유업은 광고비 등으로 커피믹스 산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시장점유율 상승 등으로 커피믹스 분야가 올해 하반기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