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중동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의 여파로 지난해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퇴진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역사적인 대통령선거 결선투표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종료됐다.
최종 대통령 당선인은 21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이틀간 치러진 이번 대선 결선투표 후보로는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 모하메드 모르시(61)와 무바라크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역임했던 아흐마드 샤피크(71) 등 두 명의 후보가 나섰다.
신뢰할 수 있는 출구조사가 없어 당선자를 바로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18일에는 일부 개표를 토대로 비공식적으로 투표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새 대통령은 '아랍의 봄'이라고 불리는 시민혁명으로 무바라크 독재정권이 붕괴한 후 초래된 혼란을 수습하고 경제를 재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집트 대통령선거관리위원회의 하템 바가토 사무총장은 "이번 결선 투표율이 지난 5월23일~24일 치러진 1차 투표 때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선거 과정에서 수많은 부정행위를 보고 받았다"며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두 후보 캠프의 직원들이 체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무바라크 퇴진 이후 과도 정부를 이끌고 있는 이집트군 최고위원회(SCAF)는 내달 1일까지 민간 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것을 약속했지만 정부와 경제를 오랜 기간 장악해온 군부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사드 알 카타트니 국회의장은 지난주 헌법재판소의 의회 해산 명령 판결에 따라 군부가 입법권을 보유한 것을 거부한다고 이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4일 하원의원 중 3분의 1이 불법으로 당선돼 결과적으로 의회 구성도 불법이라 규정하고 의회 해산 명령을 내렸다. SCAF도 전날 의회 해산을 지시하고 당국의 허가 없이 의원의 의사당 진입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