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수감 중이던 호스니 무바라크(84) 전 이집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병세가 악화돼 외부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혼수상태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현지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무바라크는 이날 오후 수감 중인 카이로 남부의 토라교도소 내 병원에서 심장 마비와 뇌졸중 증세로 소생 시술을 받은 뒤 응급차를 타고 약 6km 떨어진 군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토라교도소 내 병원 의료진은 지난 11일 무바라크에게 심장 박동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심장충격기를 두 차례 사용했다.
앞서 이집트 관영 메나(MENA) 통신은 무바라크의 심장 박동이 멈췄으며 심장충격기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가 `임상적으로(Clinically)' 사망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지 보안 소식통은 "무바라크가 의식을 완전히 잃은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했지만 임상적으로 사망했다고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무바라크는 지난해 2월 권좌에서 물러난 뒤 시나이반도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 칩거했지만, 첫 재판을 받은 지난해 8월3일부터 이집트 법원의 명령으로 카이로 인근 병원에 머물다가 종신형을 선고받은 지난 2일부터 교도소 병원에 수용됐다. 이후 건강이 악화해 의식이 오락가락했으며 정맥 주사도 맞았다.
무바라크는 시민혁명이 진행된 지난해 1월25일부터 2월11일까지 실탄과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도록 지시해 850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집권 기간 부정 축재를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