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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전투기 조종사 요르단 망명… 양국 관계 파문일 듯

[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시리아 전투기 조종사가 21일(현지시간) 요르단으로 정치적 망명을 해 양국 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시리아 전투기 조종사가 탈주, 망명을 신청한 것은 시리아에서 지난해 3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AP통신과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에 따르면, 시리아 전투기 조종사인 하산 함마데흐 공군 대령은 이날 오전 10시45분 시리아에서 미그-21 전투기를 몰고 요르단 국경을 넘어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약 70km 떨어진 북부 마프라크 '킹 후세인' 군 기지에 착륙했다.

함마데흐 대령은 시리아 공군 계급장을 뗐으며 요르단 공군 기지에 도착한 뒤 활주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고 시리아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은 전했다.

요르단 정부는 이 조종사의 망명 신청을 검토하고 나서 이날 오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망명을 승인하기로 했다.

요르단 정부의 한 관리는 "그가 시리아로 되돌아간다면 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고문을 당하거나 살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공군은 아사드 정권에 강한 충성심을 보여 온 군 조직으로 여겨지고 있어 이번 조종사 망명은 아사드 정권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정부는 자국 조종사의 망명이 사실로 확인되자 "국가에 대한 반역자"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시리아 조종사 망명으로 인해 요르단과 시리아 양국의 관계에 심각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요르단은 수백 명의 군경 이탈자를 포함해 약 12만 5천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으며, 시리아는 그들의 송환을 요구해 왔다.

양국은 이 같은 정치적 긴장감 속에서도 경제 교류는 계속 유지해와 요르단은 아랍권에서 시리아의 최대 교역 국가 중 하나로 지난해 양국의 교류액은 4억7천만달러 상당에 달했다.

한편,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아사드 정권의 유혈 진압으로 지금까지 1만5천명 이상이 숨졌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이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