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대학교 대면식 자리에서 '선배의 위계를 세우겠다'며 `새내기' 여대생(사망 당시 20세)에게 폭음을 강요해 죽음에 이르게 한 대학생 2명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박성규 부장판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안모(24)씨와 박모(24)씨에게 각각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35시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장 153㎝, 체중 36㎏의 피해자가 27분간 620㎖의 소주를 마셨다는 점에서 음주와 사망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서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억지로 치사량에 가까운 술을 마시게 하고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자취방에 방치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피해자 유족 사이에 합의가 이뤄진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1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들은 피해자 사망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57%에 불과해 음주로 인한 사망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안씨와 박씨는 지난 2010년 4월 29일 오후 7시경 '기강을 잡겠다'며 피해자를 포함한 신입생들을 자신들이 재학중인 모 대학교 내 학과 휴게실로 불러내 대면식을 벌여 후배들이 선배들의 이름을 모를 경우, 그 숫자에 상응하는 양의 술을 종이컵에 따라주는 방식으로 억지로 술을 마시게 했으며, 피해자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음에도 응급조치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튿날 피해자가 자신의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불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