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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가짜편지' 전원 무혐의, 검찰 "신명씨가 지인 지시로 대필… 배후없다"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2007년 대선 당시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BBK 가짜편지'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은 신명(51)씨가 지인의 지시를 받아 편지를 대필한 것일 뿐 편지작성의 배후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이 편지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내용으로, '큰집'이 참여정부의 청와대로 해석되면서 기획입국설이 불거졌다.

검찰은 또 신씨가 작성한 편지가 양승덕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을 통해 이명박 후보 캠프에 있던 김병진 두원공대 총장, 은진수 전 감사위원을 거쳐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12일 이 같은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이 사건과 관련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된 신경화, 신명씨 형제, 홍준표 전 대표 등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으며, 신씨 형제, 양씨 등의 사문서 위조 혐의는 각하하고 신명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혐의없음 처분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명씨는 형 신경화씨 등으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을 평소 따르던 양씨에게 전달해 상의하다 양씨로부터 '김경준이 모종의 약속을 한 후 입국한 것'임을 암시하는 편지 초안을 받아 그대로 대필했다.

양씨는 형의 구명을 바라던 신명씨의 부탁으로 당시 여권인 대통합민주신당 측 인사들을 만나 신경화씨에 대한 무료변론 각서 등을 받게 되자 이를 한나라당 측에 알려줘 공을 세우기로 마음먹고 '가짜편지'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양씨는 신명씨의 자필 편지를 한나라당 측에 넘기기 위해 대학교수였던 김병진씨에게 전했고, 김씨는 지인인 사업가의 소개를 받아 MB캠프에 있던 은진수 전 감사위원과 홍 전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은 은 전 위원이나 홍 전 대표가 애초 해당 편지를 들고 찾아온 김씨의 말을 믿지 않은 점 등에 비춰 편지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편지는 신명씨로부터 신경화씨와 김경준씨 사이에 있었던 일을 들은 양씨가 대선 과정에서 공을 세우기 위해 스스로 기획해 작성해 한나라당 측에 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양씨가 자신이 편지 작성자임을 숨기기 위해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권 실세들을 허위로 언급한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