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떠오른 가운데 채무자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시민단체가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집단 대응을 위한 모임을 만든 적은 있지만, 상시로 채무자 문제 전반을 다루는 시민단체가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최근 채무자 지원을 취지로 출범한 사단법인 '희망살림' 산하에 가칭 '빚을 갚고 싶은 사람들'(빚갚사)이라는 시민단체가 이르면 내달 중 출범할 예정이다.
희망살림과 함께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등 여러 시민단체가 '빚갚사'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빚갚사는 채무자들을 회원으로 모아 집단 파산신청 등 빚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벌이는 한편, 채무자의 회생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사후구제책을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집을 사려고 너무 큰 규모로 대출을 받아 가난해진 '하우스 푸어'(house poor)와 중산층 가계부채 문제 해결책을 비롯, 신용소비자인 서민을 금융자본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안 마련에도 나선다.
아울러 채무자들이 반(反)인권적 채권 추심에 방치되는 사례가 여전히 많은 점을 고려해 채권자와의 채무 조정 과정에서 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게 제도화를 요구하는 등 장기적으로 채무자 인권 문제에도 목소리를 높이기로 했다.
빚갚사 결성을 주도하는 제윤경 희망살림 상임대표는 "채무 때문에 고통받던 서민들이 새 출발을 하도록 돕고 이들의 인권을 지키면서 궁극적으로는 신용 시스템의 약탈적 측면을 개선하는 활동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