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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농산물 가격 급등 이어 국제유가도 꿈틀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이상기후에 따른 가뭄의 여파로 국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잠잠하던 국제 유가마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CRB)지수가 두 달 연속 오름세로 돌아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물가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CRB지수는 299.51로 지난달보다 5.4% 올랐다. 지수는 지난 6월22일 연중 최저치인 266.78을 기록한 뒤 반등하기 시작해 저점과 비교하면 한달반 만에 12.2%나 뛰었다.

이처럼 지수가 급등한 것은 곡물 가격이 미국 등 주요 생산국의 가뭄 등으로 인해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잠잠하던 에너지 가격마저도 다시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7월 말 현재 소맥 선물가격은 부셸당 8.88달러로 6월 말에 비해 20.2%나 상승했다. 옥수수 선물가는 부셸당 8.06달러로 같은 기간 19.9% 올랐고, 대두 역시 13.8% 오른 부셸당 17.21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곡물가격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밀과 옥수수 주 산지인 미국에서 이상기후로 인해 50년(반세기)만의 최악의 가뭄과 무더위가 닥치면서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지인 미국 중서부 지역은 가뭄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또 이 같은 가뭄으로 인해 미국에서 생육상태가 양호·우수한 옥수수 비율이 24%에 불과해 전년 동기의 62%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두와 소맥의 양호·우수 비율도 지난해 60%, 70%에서 각각 29%, 63%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해양대기청은 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의 원인인 미국의 건조한 기후가 10월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다 다른 주요 곡창지대인 발칸반도와 구(舊) 소련의 북서부와 서부, 동부지역에도 이상 기후로 작황이 나빠졌다.

다만 곡물 선물옵션에 투기한 세력이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아 농산물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도 7월 들어 반등했다.

두바이유는 7월31일 배럴당 102.44달러로 6월 말보다 10.4% 상승했으며, 특히 7월 중순부터는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웃돌기 시작했다.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유 역시 7월 말 각각 104.92달러와 88.06달러로 같은 기간 7.3%, 3.6%씩 올랐다.

이에 따라 국제 휘발유 가격도 7월 말 현재 배럴당 120달러로 전월 말보다 18.6% 뛰었고 천연가스 선물가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진행중이고 세계 경기둔화 우려에 수요가 줄어 원유 반등세는 장기화하지 않을 전망"이라면서도 "중동 지정학적 위험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국제유가가 위아래로 크게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