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2일(현지시간) 국채금리 불안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탈리아에 유럽연합(EU)과 유로화에 반대하는 정권이 등장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핀란드 헬싱키를 방문 중인 몬티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EU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위험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금리를 진정시킬 과감한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면서 "만약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간 금리차이(스프래드)가 현 수준에 계속 머물 경우 이탈리아에 EU와 유로화를 지향하지 않고 엄격한 재정 규율을 준수하지 않는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과 경제개혁을 실시, 유로존 위기로 인한 타격을 줄이고 있다는 평가를 안팎에서 받고 있지만 세금 인상, 각종 복지 감축 등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과 좌절감도 커지고 있어 긴축에 반대하며 반 EU 정서를 부추기는 신생 정당인 `오성(五星) 운동'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20%의 지지율을 얻는 등 급부상하고 있다.
코미디언 출신으로 `오성(五星) 운동'을 이끌고 있는 베페 그릴로(63)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유로화가 이탈리아의 목을 조이는 올가미가 됐다"면서 "유로화 포기가 이탈리아에 금기가 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내년 봄 총선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기존의 주요 정당들은 어떤 당도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