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실용 노선에 제동을 걸어 '누가 왕인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AP가 2일 분석했다.
드라기가 지난주 유로 위기 타개를 위해 "ECB 총재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작 2일의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실질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해 알파리 UK의 크레그 애를람 분석가는 AP에 분데스방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ECB가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문제가 ECB 이사회로 넘어간 점을 지적하며 "오늘 (ECB) 회동은 누가 왕인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분데스방크는 ECB 통화정책회의 전날 옌스 바이트만 총재가 ECB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안정이라고 지적하며 "ECB가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는 안 된다"면서 ECB가 월권하지 말 것을 경고한 회견 내용을 자사의 웹사이트에 올린 바 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서 "분데스방크가 유로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크고 중요하다"면서 따라서 "ECB에 더 간섭할 수 있다"고 협박에 가까운 말을 하기도 했다.
분데스방크 측은 이에 대해 "은행 창립 기념일에 맞춰 앞서 이뤄진 회견을 올린 것뿐"이라고 강조했으나 '분데스방크가 드라기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란 분석이 중론이었다.
AP는 이와 관련해 분데스방크가 그동안 드라기의 유로 위기국 채권 매입에도 반발해왔음을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