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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공식 사과' 박근혜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 정당화 못해"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자신의 과거사 인식 문제와 관련, 5·16쿠데타, 유신, 인혁당 사건 등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어두운 역사와 이로 인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박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정치인이자 대선후보로서 과거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딸로서 부친에 대한 견해를 분리해 접근했다.

그는 먼저 "오늘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제18대 대통령 후보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연 후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 가치다. 그런 점에서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서 자녀가 부모를 평가하는 것, 더구나 공개적으로 과오를 지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시리라 믿는다"며 "국민이 저에게 진정 원하시는 게 딸인 제가 아버지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을 원하시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저도 대통령을 아버지로 두었기에 역사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며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를 흉탄에 보내드리고 개인적으로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가기도 했다"며 개인적 고뇌도 소개했다.

박 후보는 마지막으로 `국민대통합'의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10분간의 회견을 모두 마쳤다.

박 후보는 당사를 나서며 "마지막 사과라고 보면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말씀드린 내용에 모든 게 함축돼 있고 앞으로 실천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제 진심을 받아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적이든, 공적이든 이런 수위의 발언은 처음"이라며 "가슴으로 말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오늘 회견은 3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대선후보로서 진솔한 사과와 더불어 자신의 진정성을 공식 전달하고, 딸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한 점,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아픔과 상처를 지속적으로 치유하겠다고 밝힌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