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국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수분기 동안 1~2% 수준에서 머물고 3차 양적완화(QE3)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티븐 리치우토 미즈호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현지시간)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개최한 '미국 경제현황' 세미나에서 "미국의 금융 및 재정, 소비현황 등이 모두 안좋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의 재무제표는 꾸준한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채를 줄이는 과정에 있다"면서 "지출을 늘리는데 아직 신중하고,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좋지 않아 집을 사기보다는 임대 수요가 더 많다"고 분석했다.
또 "기업들도 늘어난 현금유보로 대출을 받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불확실성으로 인해 남는 돈으로도 투자나 고용을 하지 않는다"고 평가하면서 "최근 대선 정국에서 돈 버는 것을 죄악시하는 분위기도 기업들의 이런 행태를 더욱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도 재정적자가 통제 불가능한 상태이며 연말 이전에 정부 채무상한 한도를 다시 높여야할 판이라면서 "내년 초 재정절벽 우려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은행 재무상황이 큰 문제이며 은행 시스템은 여전희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은행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대손충당금 비율은 개선되지 않은 채 현재까지 2%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는 위험 여신에 대한 완충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비해 부실여신은 여전히 4% 수준이며 부실여신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당금 비율이 올라갈 때까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효과가 실물경제로 제대로 전이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연준이 QE3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거의 미미할 것이며 시장이 얻은 혜택도 별로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쓸 때 은행이 어떤 행태를 보이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증폭되기도 하고 약화되기도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효과가 커지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QE3로 인해 시장이 얻는 혜택도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부양책으로 장기금리를 낮춰봐야 주식시장에서 기업들이나 투자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서 "현재 1,430 선까지 올라와 있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6개월 내에 1,250선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앞으로 수분기 동안 1~2% 수준에 머물고 10년만기 장기금리는 계속해서 하락해 1.25%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고용 개선도 2~3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은 현재 MBS를 한 달에 400억달러 어치 사고 있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한 것을 감안하면 한 달에 총 800억달러 어치를 사고 있다”며 “만약 연말에 트위스트가 종료되면 800억달러까지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물론 그 사이에 고용이 개선된다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미국의 고용 개선은 2~3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분명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극심한 경기 침체기에 보였던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다는 뜻이지, 흔히 말하는 의미에서의 `회복`이라곤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 “팔리지 않고 쌓여있는 단일세대 주택 비율과 전미주택기업감독청(OFHEO)의 주택가격지수 등을 봐도 중장기적으로 여전히 주택시장은 조정을 받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 등에서 `집을 사야할 때`라고들 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투자목적으로나 가능한 얘기지 일반인들은 지금 집을 사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경제에 충격을 줄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로 유로존 붕괴 가능성과 미국 재정절벽 가능성"이라면서 "특히 재정절벽이 현실화된다면 내년 미국 GDP 성장률을 4.4%포인트는 갉아먹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