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표면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먼 옛날 거센 급류가 흘렀던 것으로 보이는 마른 강 바닥의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고 BBC 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27일(현지시간) 보도, 과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전에도 화성에 물이 있었다는 증거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지표면에 물이 흘렀던 흔적과 유사한 모양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큐리오시티 착륙 40일만에 전송된 이미지들은 마치 물에 씻긴 등 둥글게 마모된 자갈과 모래 등으로 이뤄진 역암(礫岩:운반 작용을 통해 퇴적된 암석 중에 크기 2㎜ 이상의 입자가 많은 암석)들을 최초로 보여주고 있어 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한층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NASA 과학자들은 자갈들의 형태가 대부분 둥들고 크기는 골프공에서 모래알에 이르는 것을 미루어봤을 때 이들이 공기가 아니라 물을 통해 먼 거리에서 빠른 속도로 운반되고 침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물의 유속은 초속 0.9m, 깊이는 발목과 허벅지 사이였을 것"이라면서 큐리오시티가 여러 갈래로 얽힌 고대 하천을 발견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자갈들이 수십억년 전에 쌓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하천이 존속했던 기간은 "수천년에서 수백만년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존 그로칭거 교수는 "화성 표면에는 세찬 물의 흐름이 있었다"며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화성 탐사 위성들은 오래전부터 화성 적도 부근 표면에서 물의 흐름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들을 포착해 왔지만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영상들은 이런 공중 관찰을 실제로 땅 위에서 확인해 준 최초의 증거이다.
발견된 강바닥은 큐리오시티가 착륙한 화성 적도 부근에 있는 게일 크레이터(분화구)의 북쪽 가장자리와 중앙부 평원으로부터 솟아난 거대한 산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과학자들은 분화구의 벽과 평원, 여러 개의 시내를 가로지르면서 밀려 와 충적선상지(扇狀地)를 이룬 부채꼴 퇴적물 더미의 머리 부분에 큐리오시티가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물이 분화구로 흘러든 가장자리의 특정 골짜기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라고 밝히고 먼 옛날 흘렀던 물의 산성도 등 성질을 밝힐 수 있는 화학 분석을 통해 과거 화성의 환경을 밝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큐리오시티에 탑재된 10종의 첨단 장비들을 이용해 앞으로 2년 동안 게일 크레이터가 과거 한때라도 미생물 서식에 적합한 환경이었는지를 조사하게 된다.